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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록 생활자 May 14. 2018

데드풀

너무나 인간적인 영웅의 모습

19금 유머가 많았다.  조금 잔인했지만 그 속에 약간 슬퍼지는 장면도 있었고, 웃기기도 했다.  주인공이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청혼을 하고 행복한 미래를 꿈꾸던 사이 암에 걸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자포자기하며 실의에 빠져 살던 중 한 남자가 그를 찾아온다. 암도 고쳐주고 초인적인 능력을 갖게 해주겠다고 한다. 만능 야채칼 광고처럼 솔깃하진 않았지만 그는 결국 그를 찾아가게 된다.


“암이 끔찍한 건 내게 고통을 줘서가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기 때문이다. 날 살릴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일이지만 바네사를 살릴 방법은 오직 하나뿐이었다. 슈퍼 히어로는 다 이러지 않나?”(웨이드 윌슨)



초인적 능력을 갖게 해주기는 했지만, 그 과정에서 모진 고문을 당하게 되고 얼굴이 흉측하게 일그러지게 된다. 그는 자신의 일그러진 얼굴 때문에 사랑하는 여자 앞에 나서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자신을 그렇게 만든 남자를 찾아가 얼굴을 치유해달라고 하지만 고칠 수 없었다. 그래서 그에게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다.


그는 스스로 자신이 슈퍼 히로어로가 아니라고 말한다는 점이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다.  슈퍼한 건 맞지만 히어로는 아니라고.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슈퍼 히어로의 모습은 언제나 선하고 과묵하고 또한 멋진 모습이다. 그래서 이 영화 속에서 그려진 영웅의 모습이 이와는 상반되는 모습인 것이 신선하기도 했고 인상적이었다.  그는 외적으로 멋지다고 할 수 없으며 자신의 흉측한 얼굴을 가리기 위해 복면을 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다른 슈퍼 히어로들이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가면을 사용했다면 데드풀은  다소 개인적인 이유로 얼굴을 가린다.  


또 이 영화 속에서 그려지는 데드풀의 활약은 정의 구현보다는 개인적인 복수 쪽에 가깝다. 그는 자신이 저지르는 짓이 '살인'임을 밝히기도 한다. 자신의 돋보이는 활약이 절대 정의 구현을 위한 멋진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초인적인 영웅들과는 달리 그의 능력은 닥터 스트레인지의 스트레인지처럼 (그는 수련을 통해 얻었지만) 모진 고통을 감내하며 얻어낸 것이다. 타고난 능력이라기보다는 대가를 치르고 얻게 된 능력이고 그는 이 능력을 저주한다. 보통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게 된 현실 앞에서 그는 참담함을 느낀다.

이상적인 영웅의 모습에서 살짝 비켜나 있는 데드풀의 모습은 인간적이고 유머러스하며 다소 엉뚱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래서 더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영웅이라고 해서 다 잘생기고 멋지고, 선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듯이 행동하는 데드풀의 매력은 바로 그 지점에서 발산되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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