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상자

감꼭지

어느날, 일기

by 기록 생활자

3년 전에 쓴 일기를 다시 읽어봤다. 자연 현상에서도 뭔가 배우는 것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된다. 역시 인생은 배움의 연속이다. 감꼭지는 원래는 꽃받침이었던 것이라고 한다.


감꼭지


포항 외가에 갔을 때 외할머니로부터 감이 열리려는 기미가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나는 나무를 쳐다봤다. 감이 열릴 때 우리가 '꼭지'라고 부르는 것이 감꽃인지는 모르겠지만, 피어 있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옆집 감나무를 쳐다보니 외가에 서 있던 감나무와 비슷하게 '꼭지' 부분이 돋아나 있는 것이 보였다. 감을 먹을 때 꼭지는 도려내는데, 감이 열리려고 할 때 가장 먼저 꼭지부터 돋아난다는 것이 조금은 새롭게 다가왔다.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부분도 나의 필요에 따라 재단되고 판단되어질 뿐 사실은 다 중요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먹지 못하는 부분이 가장 먼저 돋아나지만 그것이 돋아날 때 사람들은 반긴다. 먹을 때는 열매를 보지만 열매가 열리기 전에는 '과정'을 보게 되는 것이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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