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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각상자

책 읽는 아이들

독서 습관 만들기 어떻게 해야 하나?

by 기록 생활자

가끔 아이가 책을 전혀 좋아하지 않는다라며 어떻게 책을 좋아하게 해야 하나 고민이라는 엄마들의 글을 읽게 된다. 우리 아이는 책을 좋아하는 편이다. 책을 좋아하게 만들기 위해 특별히 한 것은 없는 것 같다. 그러나 책을 좋아할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애쓴 것은 있다.


사실 책 읽는 습관은 부모가 아이에게 만들어주고 싶은 좋은 습관 중 하나일 것이다. 책을 좋아하고 즐겨 읽는 아이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릴 때 주변에 공교롭게도 공부를 잘하는 아이나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부모 역시 아이에게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애 쓰는 것을 보았다.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우리 아이를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만드는 법칙이라고 하면 법칙일 수 있을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읽는 부모가 읽는 아이를 만든다


사실 아이들을 어릴 때부터 좋아했기 때문에 또 이상하게 아이를 잘 본다는 소문이 돌아서 여러 집의 아이들을 돌봐준 경험이 있다. 거기서 나는 책 읽는 아이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일단 책 읽는 아이들의 부모는 책을 읽는 사람인 경우가 많다. 따로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기 보다는 그냥 엄마가 나서서 책을 읽으면 애가 옆에서 따라 읽는 경우가 많았다.


내 경험상으로도 부모가 책을 읽으면 아이도 읽게 되는 것 같다. 우리 엄마도 책 읽는 엄마였다. 가끔 식탁에 앉아 책을 읽으시는 모습을 볼 때가 있었다. 지금은 연세 때문인지 시력이 좀 안 좋아지셔서 돋보기 안경을 쓰시고 가끔 책을 읽으신다.



책은 너무 많아도 안 되고 적어도 안 된다


사실 집에 책이 너무 많아도 책을 안 읽게 되는 것 같다. 어릴 때 주변에 출판사에 다니는 아버지를 둔 동네 친구들이 있었다. 아버지가 대기업 출판사에 재직해서 그런 것인지 집에 책이 아주 많았다. 양서들이 풍부했다.

물론 집에 책이 있으니 읽기는 했던 것 같지만 (가끔 내게 어떤 책을 추천해주기도 했었으니까) 거의 안 읽었다. 책이 아무렇게나 널브러져 있었고 책을 밟고 다니기도 했다. 책은 너무 많이 있어도 (물론 집에 책이 많은 건 좋은 거라고 생각하지만) 흔한 물건이 되어버려서 소중함도 덜 느끼게 되고 책을 찾아서 읽게 되지는 않는 것 같다. 적당히 있어야 도서관도 이용하고 서점도 이용하면서 읽을 책들을 찾게 되는 것 같다. 나는 그랬다.

집에 있는 책을 다 읽고 읽을 책이 없어져서 늘 새로운 책을 찾아다녔다. 그렇게 해서 동네 친구들과 어울리며 책을 빌려 읽기도 했고, 도서관에 다니기도 했다. 용돈 받으면 주로 서점으로 가서 책을 샀다. 책이 집에 적당히 있어야 읽는 습관이 길러지고 집에 있는 책을 다 읽으면 또 새로운 읽을거리를 찾아 나서게 되기 때문에 책은 너무 없어도 안 되고 많아도 좋지는 않은 것 같다.


책을 좋아하는 마음을 심어주는 읽어주기


이웃집 아이는 원래 책을 좋아하지 않는 아이였는데 그 집 아이의 어머니께서는 아이에게 독서 습관을 길러주기 위해 늘 전래동화 CD를 틀어주었다. 볼일을 보러 가시면서 잠깐 아이를 봐 달라고 해서 봐 주게 됐는데 전래동화 CD를 켜주면 된다고 하고 가셨다. 전래동화 CD를 틀어놓고 위인전기를 읽고 있는데 아이가 책에 별로 흥미를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내가 읽어줄까 했더니 읽어 달라고 했다.


그래서 CD플레이어를 끄고 구연동화하듯 읽어주었더니 좋아했다. 다른 책도 읽어달라며 갖고 왔다. 나중에 그 집 아주머니께서 아이를 잘 돌봐줘 고맙다며 먹을 걸 사오셔서 애가 갑자기 책을 읽어 달라고 갖고 오고 좋아하게 됐다며, 내게 어떻게 한 거냐고 물어보셨다. 나는 책을 읽어주었다고 말씀 드렸다.


그 집의 아이들은 이후에도 책을 즐겨 읽었고 우등생으로 자랐고 어릴 때 사교육도 받지 않았다. 그 애들이 주로 시청하는 건 EBS 프로그램이었다. 나중에는 장학금도 받으며 대학교를 졸업했고, 이후에 취직해 어엿한 직장인이 됐고 결혼도 했다고 들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도 어릴 때 전래동화 CD를 틀어놓으면 아이가 별다른 흥미를 보이지 않았었다. 그래서 어릴 때 그 아이들 생각이 나서 직접 읽어주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부모의 목소리를 더 좋아한다. CD를 틀어 놓고 들으라고 하는 것보다는 아이에게 직접 책을 읽어주는 시간을 늘리면 아이가 책을 좋아하게 된다. 내 경험상으로도 그랬다.



아이의 관심사를 반영한 책 고르기


어떤 책을 읽느냐도 중요한 것 같다. 위인전기를 읽었던 그 아이들은 위인전기 속 인물처럼 되고 싶어했다. 과학도서를 주로 읽었던 우리 친척 동생들의 경우에는 과학자의 꿈을 키웠고 과학고를 나와 카이스트를 졸업했다. 물론 현실의 벽에 부딪혀 과학자의 꿈을 이루진 못하고 졸업 후 서울대 치대에 편입해 치과 의사가 됐지만. 그 친척 동생들도 사교육은 받지 않았다. 대신 집에 책이 많이 있었고 책 읽는 습관이 잡혀 있었다. 어릴 때부터 호기심과 질문이 많았다.

어렸을 때 병원 놀이를 즐겨 하고 사촌동생들을 살뜰히 보살피던 친척 동생은 (다른 아이를 보살피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대학병원 간호사가 되었다. 어릴 때 경기를 한 후 소아마비를 갖게 된 친척은 자신처럼 아픈 아이를 보살펴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해 소아과 의사가 됐다.


신체적인 문제나 생활 공간, 내 부모가 어떤 사람인지가 모두 아이에게는 교육 환경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 어떤 환경에서 자랐느냐가 그 사람을 만든다. 어릴 때일수록 다양한 책을 자주 접하게 하고 아이가 어떤 책에 흥미를 보이느냐를 세심히 관찰하면 부모가 아이의 잠재력을 더 키워줄 수도 있고 그런 것 같다.



독서 공간 만들기


아이가 자주 읽는 책은 한쪽으로 빼서 정리함에 정리해 놓았다.

아이가 자주 읽는 책은 한쪽으로 빼서 정리해보자.

빼기 쉽게 정리해놓으니 알아서 꺼내 읽는다. 이렇게 해둔지 꽤 됐는데 책을 꺼내서 스스로 펼쳐 보는 빈도도 잦아졌다. 읽고 나서 정리도 스스로. 정리하는 습관까지 길러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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