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고 말하자, 마법이 일어났다

듣다 : 화분_세정

by 기록 생활자

누군가와 헤어지고 집으로 천천히 돌아오던 길이었다. 동네 꽃집에 들러가 화분 하나를 샀다. 그늘진 곳에 있는 그 화분이 꼭 나 같았다.


볕을 잘 쬐어주고 잘 키워봐야지 생각했다. 그러면 내 아픈 마음도 나아질 거라고 생각했다. 화분에 이름도 지어 써놓았다.


생기있게 빛나는 초록의 싱그러움을 보며 메말라버린 내 마음도 다시 저렇게 빛났으면 했다. 처음 며칠은 이름도 불러주고 이야기도 나누며 화분을 보살피며 나아지는 것 같았지만 이내 내 슬픔에 빠져 곁에 있는 화분의 존재를 잊은 채 물 주는 것도 잊고 무심히 지냈다.


그러던 어느날 그 화분이 시들어 있는 것을 봤다. 미안해서 눈물이 났다. 그 화분을 꼭 살려야 내가 나아질 것 같았다. ‘물은 답을 알고 있다’에서 읽었던 내용이 생각났다.


물도 사랑한다고 말해주면 알아듣고 물 맛도 더 좋아지고 식물도 사랑한다고 말해주면 더 잘 자란다는 그런 내용이었던 것이 기억이 나서 속는 셈치고 매일 사랑한다고 말해주며 물을 주었다.


그러자 시들어 말라 있던 그 잎이 다시 살아나는 마법이 일어났다. 마법이라고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어느새 나의 마음도 아물었다. 말은 그저 말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말은 온도를 품고 사랑을 품고 따뜻함을 품어서 그것을 전달한다. 한 생명을 살릴 수도 있는 것이었다. 말이라는 것은.


그러니 다정한 말을 하자, 다정한 말을 하며 살자라고 그날 이후 다짐하게 되었다.


누군가가 말하면 누군가는 들으니까. 그렇게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순간 무언가가 변할 수도 있는 것이니까. 그렇게 믿으니까.


세정 ‘화분’을 듣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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