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생각상자

‘지옥’을 보다

살아있는 자들이 만든 지옥

by 기록 생활자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을 봤다. 지옥을 본 다음날 지옥이 넷플릭스 드라마 부문에서 콘텐츠 순위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누구에게나 죽음은 무섭고 두려운 일일 것이다. 그것은 그것이 어떤 것인지 모르기 때문일 것이다.


이승을 넘어선 그 저 너머에 저승이라고 불리는 그 세계를 살아있는 자들은 절대 알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공포가 신을 믿게 하고, 인간에게 선(善)을 추구하게 만들며 또한 두려움에 떨게도 만든다.


연상호, 최규석 작가가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공동 작업을 해 완성 시킨 드라마 지옥에는 지옥에 가는 이들이 등장한다.


이들이 왜 지옥에 가게 되는지 그 이유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는다. 이들은 지옥에 가기 전에 드라마 속에서 ‘고지’라고 불리는 지옥에 갈 날에 대한 예언을 듣게 되며 ‘시연’이라고 불리는 모습으로 지옥에 떨어진다.


나는 사실 이 드라마를 보기가 좀 두려웠다. 실제 내 주변에는 꿈에 자신을 데리러 온 저승사자에게 끌려가지 않으려고 버티다 살아난 이가 있었다. 그 저승사자는 그를 데리러 3일간 찾아왔으나 살겠다고 버티는 그를 끌고 가지 못해 다른 사람을 대신 데려 가겠다고 얘기했고 다음날 이웃집에 초상이 났다. 그리고 그는 지금 저승으로 가지 않는 대신 몇 년 뒤 죽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될 정도의 갖은 고통 속에서 죽을 병에 걸려 사망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저승사자에게 듣게 되었다. 그리고 그는 실제로 죽을 병에 걸려 고통 속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도박으로 식솔을 고생 시켰으며 평생 동안 도박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저승사자는 그에게 너 같은 놈은 지금 죽는 것이 가족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했다. 그는 그 후에도 도박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돈만 생기면 노름을 했다.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그가 그래도 좋은 곳에 갔기를 바라면서도 한편으로는 사는 모습을 하늘에서 다 지켜본다는 생각이 들어 어떻게 사는 것이 정말 좋은 것인가 하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20년 전에 고지를 받은 새진리회 의장 정진수(유아인)는 그 사실을 숨긴 채 정의롭게 살아야 한다며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사람들이 죄를 짓기 때문이며 신의 형벌을 피하기 위해서는 죄를 짓지 않고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의 말에 아무도 제대로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날 박정자라는 주부가 고지를 듣고 새진리회를 찾아와 그 사실을 털어놓자 30억을 줄 테니 시연 장면을 생중계 하게 해달라고 제안하게 된다. 박정자는 아버지가 다른 두 아이를 키우고 있는 미혼모였고 가난을 벗어나지 못했기에 부모 없이 세상에 남겨질 아이들을 위해 그 제안을 수락하게 되고 새진리회에 맞서 싸우는 변호사 민혜진(김현주)을 찾아가게 된다. 그리고 그 장면이 생중계가 된 이후 새진리회는 세를 불리게 되고 그 영향력이 커지게 된다. 그리고 새진리회를 추종하는 유튜버 화살촉을 중심으로 사회는 점점 새진리회를 중심으로 죄 지은 자들을 정죄하는 집단과 이를 단죄하는 인간들 중심으로 생지옥으로 변해간다.


이 드라마는 지옥에 가는 고지를 받은 이들이 어떤 죄를 지었다고 언급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를 신의 형벌로 다루지 않으며 일종의 재난처럼 다룬다.


그리고 이 드라마 속에서 그려지는 진짜 지옥은 바로 인간 세상 안에 있음을 보여준다. 살아 있는 인간들이 펼쳐 보여주는 잘못된 믿음 속에서 나타난 생지옥 속에서 갓 태어난 아기가 고지를 받게 되자 자신의 아기를 지키기 위해 희생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며 결국 지옥도 천국도 우리의 마음 속에 있으며 세상을 어떤 모습으로 만드는가 역시 우리들의 선택에 달려 있음을 암시한다.


보는 내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질문하는 드라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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