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담배 그리고 지붕

by 기록 생활자

버려진 담배 꽁초가 말했다.

"젠장. 이 위에서 죽을지는 몰랐어. 더럽게 추운데."

옆에 있던 담배 꽁초가 말했다.

"그래도 눈 위에서 죽다니. 좀 낭만적인 거 같지 않아?"

눈이 말했다.

"낭만적인 죽음은 없어. 나도 아름답게 낙하하고 싶었다고. 니네들이 날 더럽혔고, 난 더러워졌지. 사람들은 날 더럽다고 침을 뱉고 가. 그런데도 크리스마스엔 눈이 오길 바라지."

낭만적인 눈이 더 이상 낭만적으로 지상에 내려 앉을 수 없게 된 도시의 밤, 눈과 꽁초의 대화를 엿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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