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물을 보고 어떤 표정이 담긴 얼굴을 떠올리게 될 때가 있다. 나만 그런걸까? 그건 아닐 것 같다.
단추가 떨어졌다. 오리가 생각나기도 했지만
립스틱을 짙게 바른 여자의 얼굴 같았다.
계속 덧발라서 두껍게 발라진 것 같은.
공중화장실에서 본 경첩. 금방이라도 떨어질 것처럼 위태롭게 매달려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 떨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캔뚜껑이 웃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마도 이날 내 기분이 좋았던 것이겠지만,
캔뚜껑의 미소를 본 이 날은
어쩐지 내내 기분이 좋았던 기억이 난다.
어쩌면 사람은 보고 싶은 것만 보는지도 모른다.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대로 본다는 말도 있듯이. 사물을 바라보는 것도 내 마음이 투영되어 보일 때가 있는데 사람을 바라볼 때도 그렇지 않을까?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겠지만 그게 어렵다면
조금 더 따뜻하고 상냥한 마음을 담아
대상을 바라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좀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