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유령

표현하지 않는 사랑

by 기록 생활자

짝사랑은 표현하지 않는 사랑 같다.

그런 사랑은 유령과도 같아서.


늘 어딘가 그늘진 곳에

숨어서

사랑의 자리를

배회하는 것이다.



너 오늘도 여기 있구나

니가 가라, 하와이

부곡 하와이는 사라졌어요

부곡 하와이 말고

그래, 따뜻한 여름날의 기억이 있었지

물에 빠져 죽을 뻔 했어요

숨이 막혔어요

물가엔 가지 말거라

거긴 너무 깊어

수영을 못하면 빠져 죽어요

사랑이라고 다르겠니

수영하는 법을 모르면

바다에서 놀 수 없어요

표현하지 않는 사랑은 그늘진 자리에

돗자리를 펴고 앉는 것

파라솔 그늘 아래

있는 것

빛을 받아 반짝이는 윤슬을 오래도록 바라보면서

빛나는 것을 오래도록 마음에 품는 것

마음엔 바다에 대한 사랑이 있지만

없는 듯 그늘 아래 유령처럼 앉아 있는 것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홍시영 감독 작품 <넌 왜 항상 이런 식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