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언제나 분노했다.
변하지 않는 현실에
그를 그 자리에 머무르게 하는 상황에
분노했다. 배설되지 못한 욕구가 분노가 되고
날카로운 말이 되어 후드득후드득
우박처럼 쏟아질 때까지.
그건 때로 타인을 찌르기도
자신을 찌르는 칼이 되기도 했을 것이었지만
정작 자신이 가장 원하던 변화는 그런 방식으로는
끝내 오지 않을 것이었다.
그는 그것을 알지 못했다.
꿈과 희망이 그려낼 계획이 들어설 자리가
그의 시간애는 비어 있지 않음을. 그 비어 있는
자리를 세상과 타인에 대한 정체를 알 수 없는 분노가
가득 채우고 있음을. 그는 모르고 있었다.
사실 그건 변화를 갈망하면서도
무엇도 하지 못하는 스스로에게 느끼는 무력감에
대한 분노였다는 사실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