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는 게스트하우스인데 번화가인 아르바트 거리에 있어서 이동하기 쉽다고 해서 골랐다. 거리 사이의 골목길에 있어서 바로 찾지 못하고 근처에서 또 조금 헤맨다음 더 들어가 찾았다. 체크인을 하고 방을 안내받았는데 사진으로 본 그대로였다. 정말 이층 침대만 하나 덩그러니 있었다. 깔끔해 보이는 방이었지만 하룻밤 6-7만 원 가격을 생각하면 싸진 않았다. 화장실이나 샤워실은 공용으로 써야 했다. 그래도 우리 방 옆에 붙어 있었고 우리 둘이서만 쓰는 방이기에 만족하기로 했다. 완전 시내에 있고 밤늦게까지 다녀도 안전하니 열심히 추억을 만들기로 했다. 어쨌든 날씨가 너무 좋아서 아이와 독수리 전망대로 가기로 했다. 내일은 흐리다는 예보가 있었고 모레는 아예 숙소 반대방향을 구경하는 날이라 우리 같은 뚜벅이들에게는 날씨와 동선이 매우 중요했다. 걸어가는 발걸음을 따라 햇볕이 따사로워서 중간에 러시아 햄버거 가게에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다시 걸어서 푸니쿨라를 타러 갔다.
아담하고 포근했던 우리 숙소
독수리 전망대에서
푸니쿨라는 독수리 전망대까지 연결되는 경사진 전차였는데 아이에게 태워주면 좋아할 거라는 확신으로 여행에 넣었던 나의 야심작이었다. 역시 아이는 처음에 경사면을 타고 올라가며 흔들리는 전차를 처음 타봐서 무서워했지만 그 작은 스릴을 즐기며 잘 탔다. 내려서 전망대 구경했는데 독수리 전망대에서는 블라디보스토크의 금각교(졸로토이 다리)를 축으로 시내가 시원스럽게 보였다. 러시아의 샌프란시스코라고도 불린다는데 꼭 그 느낌이 났다. 전망대에서 함께 전경을 감상하고 사진도 찍다가 다시 시내로 내려가려고 푸니쿨라를 타러 갔다. 그런데 아이가 너무 좋아해서 한번 더 왕복으로 탔다. 손님도 거의 없어서 내려올 때 한 번은 요금 받는 분과 오직 우리 둘 만 탔다. 편도 1회 타는데 둘이 28 루블(500원)이라 부담이 없어서 여러 번 탔다. 내려서 다시 숙소로 오는데 아이가 조금 힘들어해서 한참 목마 태우고 안아주고 하면서 걸었다.
푸니쿨라 마니아
숙소에서 손만 씻고 바로 근처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했다. 굴라쉬(러시아 매운 수프), 송아지 스테이크, 게살 샐러드, 딸기 셰이크 등을 주문했는데 못 먹어 본 송아지 요리가 있고 자리도 자유롭게 앉아서 아이와 편하게 식사할 수 있어 가격이 총 2,200루블 나왔는데 팁을 500루블 드렸다. 아이는 먹다가 졸려해서 결국 잠이 들어버렸다. 그래서 결국 좋아하던 디저트는 못 먹고 숙소에 와서 씻었다. 다행히 우리가 이용할 때 아무도 없어서 편하게 샤워장을 이용할 수 있었다. 이때 바닥이 조금 미끄러워 정강이를 세게 부딪혔는데 한국으로 돌아와서도 한 동안 멍이 들어있었다. 씻고 나서 다들 여유롭게 쉬었는데 아이는 소시지를 까먹으면서 만화 영상을 신나게 보았다. 만족했던 하루였는데 단 하나 공공장소에서 화장실을 쓸 때 아이 혼자만 둘 수 없어서 내가 화장실을 사용할 때에도 안까지 계속 같이 다니니 아이가 고역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