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멘(ラーメン)
라멘은 우리에게 라면이라고 일컬어지는 요리지만 인식하는 건 많이 다르다. 수타면을 뜻하는 중국의 납면(拉麺)에서 유래한 일본 라멘은 일본어에서 외래어를 표기할 때 쓰는 카타카나로 적어서 라멘(ラーメン)이라고 많이 쓴다. 물론 히라가나로 쓰기도 한다. 이 라멘에서 '라'는 그대로 하고 '멘'만 '면'으로 바꿔서 우리의 라면이 되었는데 한국에서 라면이라고 하면 바로 인스턴트 음식을 떠올리지만 일본에서는 하나의 요리로 취급받고 있다. 일본에는 어느 도시에 가도 무수한 라멘집이 산재하고 있어서 라멘이 비록 중국에서 유래한 요리이지만 완전히 일본 현지화된 요리로 일본 안에서도 외래 요리이긴 하지만 자국 요리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면 요리가 발달한 일본이라 우동, 소바, 라멘이 크게 삼등분하여 나누고 있지만 전 세계적으로 보면 라멘의 위상이 훨씬 크다고 보겠다. 우리의 냉면, 국수처럼 전문적으로 그 요리를 파는 라멘집이 많이 있는데 기업형으로 장사를 하는 곳도 있고 개인이 자신만의 특색을 살려서 가게를 낸 곳이나 야타이(屋台)처럼 포장마차로 운영되는 곳도 워낙 많아서 일본 면 요리의 절대 강자라고 볼 수 있다.
우리의 라면이라면 매운맛을 중심으로 빨간색의 국물이 대세이고 간간히 비빔면, 짜장면이 있는 정도인데 일본은 크게 4가지 종류의 기본 베이스가 있다. 쇼유(しょうゆ, 간장), 시오(塩, 소금), 돈코츠(豚骨, 돼지육수), 미소(味噌, 된장)를 기본으로 이를 배합하는 것으로 자기 가게의 특색을 보인다. 그리고 그 위에 얹어진 고명을 뭘로 쓰냐로 개성을 드러내는데 기본적으로 올려지는 고명은 아지타마(味玉卵, 달걀), 차슈(チャーシュー, 돼지고기), 네기(ネギ, 파), 멘마(メンマ, 죽순), 노리(のり, 김) 등이 들어간다. 다소 널찍하고 깊은 그릇 안에 익힌 중화면과 육수, 고명이 얹어진 라멘은 속을 뜨뜻하게 하면서 든든하게 채워주기 때문에 국물을 좋아하는 한국인들도 좋아해서 우리나라에도 라멘집이 상당히 많아서 웬만한 중소도시에도 여러 개의 일본 라멘집이 자리 잡고 있다. 그래서 재미있는 게 일본에서는 이 요리가 중화요리로 분류가 되어 현지화된 것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일본 요리로 분류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본에서 라멘을 최초로 먹었다는 사람은 1665년 명나라에서 망명한 유학자 주순수가 진상한 라면을 먹은 도쿠가와 미츠쿠니라고 알려져 있다. 도쿠가와 미츠쿠니는 미토 번의 영주이자 쇼군 가문이었던 도쿠가와 가문의 일원으로 '대일본사'라는 사서 편찬을 이끌었던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 이후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게 된 것은 대개 일본 개항기인 1867년 메이지 시대 이후로 알려져 있다. 그전까지는 일본에서 불교의 영향으로 고기를 먹지 않았는데 근대화가 되면서 고기를 섭취하기 시작했고, 우리의 인천처럼 일본은 요코하마에 중국 상인들이 들어와 살기 시작해서 차이나 타운이 만들어지며 중화요리가 본격적으로 전파되기 시작했다. 1910년 도쿄의 라이라이켄이라는 식당에서 납면(수타면)을 만들었는데 거기서 전파되었다는 설이 있고, 또 하나는 1922년 홋카이도의 삿포로에 있는 타케야 식당에서 중화 면 요리를 팔면서 전파되었다는 설이 있다.
그렇게 전파된 라멘은 현재 일본 전국에서 수많은 가게를 내고 영업을 하는데 각 지역별로 특색 있는 장르가 있다. 크게 큐슈, 시코쿠, 혼슈, 홋카이도로 나뉘는 일본 열도는 각 지역마다 발달된 라멘 분야가 있는데 시코쿠를 제외하고 지역색이 강하다. 시코쿠는 우동이 강한 지역이라 라멘이 상대적으로 힘을 쓰지 못한다. 그중에서 일본에는 3대 라멘이라고 불리는 지역이 있는데 홋카이도 삿포로 라멘, 큐슈 후쿠오카 하카타 라멘, 토호쿠 후쿠시마 키타카타 라멘이다. 삿포로 라멘은 미소 라멘으로 된장을 활용한 라멘이 처음 개발되었고 이 라멘이 유명하다. 하카타 라멘은 진한 돼지육수를 기반으로 해서 돈코츠 라멘이 유명하고, 키타카타 라멘은 쇼유 라멘으로 기본기에 충실한 라멘에 면 식감이 좋기로 유명하다.
라멘에 쓰이는 면은 중화면으로 생면을 쓴다. 인스턴트 라면을 먹는 게 아니기 때문에 생면을 준비해서 삶도록 한다. 육수 수프는 가쓰오부시, 멸치, 닭뼈 혹은 소뼈, 다시마 등을 기본으로 해서 양파, 생강, 마늘, 대파 등을 넣어서 감칠맛을 더한다. 그리고 거기에 간장, 소금, 미소로 간을 해서 쇼유 라멘, 시오 라멘, 미소 라멘으로 만들면 되고 돈코츠는 진한 돼지뼈 육수를 만들어서 양파, 마늘, 생강 등으로 잡내를 잡는다. 위에 얹는 고명은 취향에 따라서 만들면 되는데 그래도 기본이 되는 것이 차슈이다. 차슈는 집에서 만들려면 굽거나 삶은 돼지고기를 한번 간장 소스에 졸여내면 된다. 아지타마는 반숙으로 삶은 달걀에 미지근한 간장 소스에 넣어 간이 배도록 한다. 번거롭다면 완숙으로 장조림 만들듯이 만들어도 된다. 둥근 그릇에 면발을 담고 수프 국물을 붓고 고명을 올려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면을 젓가락으로 집어 입 안에 넣고 국물을 한 모금 먹으면 온 몸이 뜨끈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만들어 본 라멘>
<손이 즐거운 레시피>
(재료)
생면, 닭뼈(없다면 치킨스톡), 양파, 대파, 생강, 마늘, 간장, 미소, 소금, 달걀, 돼지고기, 김
(순서)
1. 닭뼈와 양파, 대파, 생강, 마늘로 육수를 낸다.
2. 차슈용 돼지고기를 굽고 간장 소스에 조린다.
3. 아지타마용 달걀은 반숙으로 삶고 식은 간장 소스에 간이 배도록 한다.
4. 생면은 삶아서 체에 거른다.
5. 라멘 그릇에 생면을 담고 육수 수프를 붓는다.
6. 고명으로 차슈, 아지타마, 채 썬 대파, 김 등을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