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인도 음식 중 가장 먼저 만나는 것은 아마도 3분 카레가 아닐까 싶다. 인도 사람들이 생각하면 그건 커리가 아니라고 소리 지를 테지만 어렸을 때 간편하게 부모님이 해주시던 그 맛, 특히 급식에서 나오던 그 카레를 밥 위에 얹어서 먹는 카레라이스가 인도를 느끼는 최초의 맛이라 생각된다. 하지만 카레라는 것은 익히 알려졌다시피 인도의 커리가 일본으로 건너 가 채소, 감자 등 건더기를 많이 넣고 전분으로 끈적이는 맛을 내게 된 것이다. 커리와 카레는 같지만 다른 요리라고 생각해야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이번에 소개할 요리는 그 카레의 원조인 커리를 활용하여 만든 요리로 영국인들도 자주 펍에서 먹는 요리이다.
흔히 아는 것처럼 커리라고 해서 딱 정해진 요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인도의 혼합 향신료인 마살라를 활용하여 만든 것이 커리로 여기에는 강황, 커민, 고수, 계피, 카다멈, 고추, 후추, 겨자씨 등의 향신료가 들어간다. 인도를 식민지로 영위했던 영국에서는 향신료가 들어간 인도의 요리를 커리라고 부른다. 밥이나 빵에 곁들이는 커리 요리는 스튜 형태로 만들어져서 영국인들의 식사로 자리 잡게 되었고, 크로스 앤드 블랙웰이라는 회사가 커리 가루 형태의 식재료를 처음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루(밀가루와 버터를 이용해 걸쭉하게 만든 것)를 활용하여 점도를 조절한 요리가 생겨났다고 한다. 대개 커리를 만든다고 하면 강황, 고춧가루, 후추를 활용하여 고기를 재우고 그 고기를 기름을 두른 팬에 볶다가 양파 등 잘게 썬 채소와 함께 물을 넣고 끓인다. 이때 살짝 삶은 토마토(껍질 제거)를 갈아서 넣고, 플레인 요거트도 넣어서 끓이면 훌륭한 커리 요리가 된다. 토마토가 없다면 토마토 페이스트나 토마토퓌레를 활용해도 되고 이도 없다면 케첩으로 해도 되나 맛은 떨어진다.
18~19세기 인도가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을 당시 인도양을 건너 영국으로 전해져 영국에 자리 잡은 커리는 영국인들의 입맛에 맞춰 변형되면서 지금의 치킨 티카 마살라가 탄생하게 되었다. 1772년경 동인도 회사의 직원이었던 워런 헤이스팅스(1대 벵골 총독)가 인도의 혼합 향신료인 마살라와 쌀을 영국으로 가지고 간 것이 그 시작이다. 그리고 인도에서 커리를 먹었던 영국인들이 고국으로 돌아와 그 맛을 잊지 못해 영국에서도 꾸준히 소비되었다고 한다.
치킨 티카 마살라를 만들 때에는 먼저 치킨 티카부터 만들어야 한다. 치킨 티카는 닭고기 가슴(안심) 살을 가지고 만든다. 티카(tikka)는 조각이라는 뜻이다. 닭고기 가슴살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서 먼저 소금, 후추, 다진 마늘, 생강을 밑간을 해서 잡내를 없애고 간이 살에 잘 배어들게 한다. 그리고 플레인 요거트, 고춧가루, 강황가루와 꿀을 섞어서 닭고기와 함께 버무린다. 이때 가람 마살라(masala)라는 것을 파는데 혼합된 인도 향신료로 인도 가정에서 흔히 쓰는 향신료이다. 이게 있으면 맛을 내는데 좋지만 구하기가 쉽지 않다면 다른 향신료를 쓰도록 한다. 대신 로즈메리, 바질 등 기본적인 향신료가 있다면 이를 넣어도 맛을 내는 데는 큰 차이가 없다. 버무린 다음에 실온에서 1시간 이상, 아니면 냉장고에 하루 정도 재워둔 다음에 해야 닭고기 살 안에 독특한 맛이 잘 나온다. 재운 닭고기 살을 기름 두른 팬에 굽고 노릇하게 구워지면 이제 치킨 티카 마살라를 만들 준비를 한다.
작게 썰어 놓은 양파, 파프리카, 다진 마늘을 넣고 볶다가 갈색으로 변하면 고춧가루, 가람 마살라, 계핏가루, 토마토퓌레를 넣고 끓인다. 토마토퓌레는 마트에서 통조림으로 구입하면 된다. 토마토 페이스트를 활용할 수도 있는데 퓌레만큼 많이 사용하면 짤 수 있으니 양 조절을 잘해야 한다. 페이스트를 사용할 때에는 껍질을 벗겨낸 삶은 토마토를 넣어서 요리하면 더 달콤한 맛이 살아나고 부드럽다. 케첩을 사용하는 것은 추천하지 않는다.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치킨 티카를 소스에 넣고 익힌다. 생크림, 플레인 요거트, 설탕, 꿀을 넣고 센 불에 끓이면서 끓기 시작하면 버터를 넣어서 풍미를 더한다. 서서히 중불로 줄이고 중약불에서 20분 정도 끓여주고 끝에 레몬 즙을 내어 부리고 맛을 보고 소금이나 후추로 더 간을 한다.
그릇에 담고 만들어 놓은 난이나 쌀밥과 함께 먹으면 된다. 난은 밀가루 반죽에 이스트, 설탕, 소금만 넣고 팬에 구워내는 간단한 요리이다. 난까지 만들기 귀찮다면 담백한 토르띠야나 빵으로 대체해도 무방하다. 쌀밥과 함께 먹어도 매우 좋은 요리이다. 나는 나름 분위기 내기 위해 토르띠야를 활용해 커리와 함께 한 끼를 만들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