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는 닭볶음탕, 찜닭이 있듯이 프랑스에는 코코뱅이 있다. 사실 닭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육되는 동물이면서 친숙한 식재료이고, 프랑스는 나라를 대표하는 마스코트로 닭이 있을 만큼 닭요리가 많다. 프랑스의 조상인 갈리아 족을 뜻하는 라틴어 ‘갈루스(gallus)’가 ‘닭’이란 뜻이기도 하다. 코코뱅은 닭고기와 야채 등을 레드 와인으로 조린 요리를 말한다. 코코뱅은 ‘포도주 안의 수탉’이라는 뜻이다. 프랑스에서는 대중적인 음식이고, 특별한 날에도 자주 해 먹는 요리이다.
코코뱅의 유래는 두 가지가 있는데 나이가 든 닭고기가 질겨서 부드럽게 하기 위해 와인을 넣고 끓였다는 설과 백년전쟁 이후 16세기 프랑스 왕 앙리 4세의 적극적인 경제 정책으로 높아진 국력과 더불어 백성들을 위해 일요일에 닭고기를 먹도록 명한 것이 있다. 프랑스의 조상과 강인함을 뜻하는 동물이 닭인 것이다. 앙리 4세는 나바라 왕이면서 프랑스 왕이기도 했는데 당시 발루아 왕조의 맥이 끊겨 프랑스 대표 왕가 중 하나인 부르봉 왕가의 자손으로서 왕위를 계승했다. 개신교 신자이기도 한 앙리 4세가 즉위한 당시 종교 간 갈등이 매우 심한 상황이었는데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면서 개신교인 위그노에게 신앙을 허락한 낭트 칙령을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고 이혼 후 결혼 한 마리 드 메디시스 사이에서 6명의 자식을 낳으면서 왕가는 안정을 찾고 프랑스도 번영을 꿈꾸기 시작했다. 그러한 분위기 속에서 앙리 4세는 온 국민이 닭고기를 먹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졌다.
우리나라에서 먹는 찜닭은 간장 소스를 베이스로 해서 졸여서 만든 음식이라면 프랑스는 와인으로 졸여서 먹는 음식이다. 프랑스에서 수프 같은 국물 요리는 종류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체적으로 하급 요리로 취급을 한다. 하지만 와인이 들어가면 수준이 올라가는 데 코코뱅은 와인을 사용해서 만든 요리이기에 제대로 된 가정식 요리로 인정받는다. 주로 레드 와인을 사용하는데 프랑스에서 지역에 따라서는 화이트 와인을 사용하기도 한다. 저렴한 와인이 시중에도 많이 있기 때문에 와인이 들어간다고 해서 진입장벽을 느낄 필요는 없다. 닭 1마리를 요리하는데 2병 정도 와인이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된다. 이 와인으로 졸여내기 때문에 질긴 닭고기도 나중에는 부드러워진다고 한다. 그래서 프랑스 농민들이 자신들이 키우던 나이 든 닭을 잡아서 요리할 때 사용해 질긴 식감이 아닌 부드럽게 씹을 수 있는 맛으로 조리했다고 전해진다.
요리하기 전날에 잘라진 닭고기를 와인과 첨가하고 싶은 향신료에 재워 넣어 간이 배도록 한다. 그리고 팬에 닭고기와 양파 등을 넣고 굽듯이 볶아준다. 그러고 나서 와인, 마늘, 소금, 후추 등을 넣고 푹 끓이면서 졸이면 되는 요리로 손쉽게 가정에서 프랑스 음식을 만들고 싶을 때나 가족끼리 단란한 식사를 할 때 활용하기 좋은 요리이다. 소스는 졸여 내도 되고, 따로 밀가루로 농도 조절을 해가면서 부어도 상관은 없다.
집에서 처음 만들 때에는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만들었는데 고기에서 포도주 맛이 났기 때문에 먹을 때 찜닭 같은 익숙한 맛이 아니라서 이색적이었다. 구운 닭고기를 와인으로 졸이기 때문에 육질은 쫀득하면서 부드럽게 씹히는 식감이 있다. 처음 이 요리를 만들 때에는 어느 정도 졸여야 하는지 몰라서 백숙하는 것처럼 1시간 이상 졸였다. 그 이상 졸이면 더욱 부드럽게 맛을 느낄 수 있지만 적당한 식감을 위해서 1시간 정도가 적당해 보였다. 식탁 가운데에 코코뱅과 함께 바게트를 함께 곁들이면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될 것이다. 그리고 닭으로 만든 코코뱅과 비슷한 요리로 소고기를 레드와인으로 끓인 부르고뉴 지방의 스튜 요리인 뵈프 부르기뇽(Boeuf Bourguignon)이 있다. 또 화이트와인, 버터 등으로 졸여낸 소스인 뵈르 블랑(Beurre blanc)으로 만든 요리도 많으니 와인이 있다면 이런 요리를 도전해 프렌치 느낌을 식탁 위에서 가져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