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눈이 나름 세차게 내리는 12월 17일, 금요일에 건축사에서 연락이 왔다. 결정할 사항이 2가지 있었는데 하나는 천장 서까래 넣는 자재에 관한 것이었다. 편백 나무와 합판 필름을 하는 방식인데 아무래도 향도 나고 실제 나무가 나을 듯해서 편백 나무를 선택했다. 또 하나는 전등으로, 거실 메인 등은 기성 제품으로 심플한 모양으로 해서 하기로 했다. 우물천장으로 간접등은 천장 층고가 낮아지기 때문에 하지 않기로 하고 보조등은 원형 모양으로 매입해서 진행하는 것으로 했다. 아무튼 설명은 옆에서 열심히 들었지만 막상 어느 부분에 어떻게 들어가는지 정확히 다 머리에 들어가지는 못했다.
서까래 편백 나무 시공
크리스마스 즈음해서 작지만 감사한 마음을 담아 카드를 써서 비싸지 않은 선물과 함께 건축사, 시공사 대표에게 드렸다. 그리고 맞이한 성탄 주간은 맑았지만 한겨울의 날씨를 어김없이 보이고 있었다. 그래도 폭설이나 공사에 어려운 날씨는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크리스마스에 건축사로부터 외부 비계, 난간 철거가 된 사진을 보내왔다. 그렇게 보니 외부 모습은 제법 그럴듯하게 보여서 주말에 어머니와 함께 방문했다. 날씨가 이렇게 추운데 설마 공사 중일까 생각하고 왔는데 창문은 비닐로 막아놓고 안에서는 목공팀 작업이 한창이었다. 창호 유리까지 설치가 되고 이제 내부 인테리어에서 아직 고르지 않았던 조명, 주방, 신발장, 붙박이장, 타일, 수전, 세면대 등을 고를 차례가 되었다.
연말의 공기가 흠뻑 느껴지는 12월 말에 내부 인테리어 순회를 돌았다. 오후에 조퇴를 하고 아내, 아이와 함께 먼저 조명 가게를 찾았다. 조명 가게에 들어가니 벽면에는 각양각색의 조명이 가득해서 눈이 돌아갔다. 지하 1층, 1층과 2층의 조명을 둘러본 다음에 설명을 들었는데 콘셉트는 정확했지만 비슷한 것이 너무 많아서 무엇을 딱 집어서 말하기가 어려웠다. 우리가 굳이 정하지 않아도 되는 매립등 외에 외벽 등, 외부 현관 등, 외부 노대 등, 현관 센서 등, 계단 등, 거실 등, 주방 등, 식탁 등, 다용도실 등, 각종 방 등, 다락 등처럼 갖가지 조명을 결정해야 했다. 그래서 일단 두꺼운 카탈로그 2권을 빌려서 집에서 한번 더 보기로 하고 다음 주에 미팅을 한번 하기로 했다. 그 뒤에도 일정이 계속 있었기에 그 자리에서 바로 정하기가 어려웠다. 먼저 내가 정해야 하는 조명의 위치와 종류를 확인해보고 그에 맞춰서 확인하는 수순으로 갔다. 그렇게 짧은 미팅을 끝내고 주방과 빌트인 가구를 보기 위해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내가 사는 도시 안에 다 있었기에 이동거리는 길지 않았지만 연달아 미팅이 잡혀있었기에 마음이 조금 급한 건 사실이었다.
주방 인테리어 가게에 가서는 1, 2층의 주방 싱크대, 수납장, 인덕션, 후드, 아일랜드 식탁 등의 색과 디자인 등을 고르고 브랜드를 확인했다. 색상은 심플하고 모던한 느낌으로 집과 비슷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 하부장은 다크 그레이, 상부장은 화이트로 결정했다. 상판은 추천한 화이트 계열의 인조대리석으로 정했다. 그리고 2층 주방은 식기세척기를 매립하기로 해서 그것까지 정했다. 인덕션과 식기세척기는 가전이다 보니 좋은 브랜드로 고르는 게 앞으로 쭉 쓰기에 좋아 보여서 다소 비싸지만 좋은 브랜드로 정했다. 오븐은 처음에 넣으려고 했는데 전문가의 견해로 추천하지 않아서 하지 않기로 했다. 아일랜드 식탁 느낌으로 가기에 안에 깊이 길이, 전체 면적 등 세세한 길이를 재가면서 이야기했다. 그리고 신발장의 기본적인 디자인과 색상을 정하고 붙박이장도 마루에 맞추어서 색상을 정했다. 강마루 색상과 100% 같은 색상은 없어서 다소 아쉬웠지만 비슷한 색상으로 결정했다. 바로 결정하면서 이야기를 진행해서 굉장히 밀도 높게 시간을 사용했지만 다음 약속이 있어서 길게 시간을 잡을 수는 없었다. 그래도 정해야 할 것은 다 정해져서 해가 바뀌기 전에 결정을 끝내 놓고, 다음 주 현장에서 다시 한번 미팅을 갖기로 했다.
타일 가게는 내가 사는 도시에서 다소 떨어진 곳에 위치해있어서 퇴근 시간에 살짝 맞물려 조금 정체되었다. 몇 분이지만 가뜩이나 늦게 출발해서 조급해진 내 마음이 더 조급 해지는 듯했다. 그래서 미리 전화를 걸어서 조금 늦는다고 양해를 구하고 출발했다. 도착해서 먼저 정해야 할 것을 확인한 후 샘플을 보면서 결정했다. 첫 번째로 결정해야 할 것은 욕실 타일이었다. 크게 600각 타일로 해서 벽면은 심플한 민무늬 흰색 계통으로 하고 바닥은 짙은 무채색 계통으로 정했다. 두 번째로 욕실 수건걸이는 아내가 포인트 준 것으로 고르고, 세면대 수전은 무난한 디자인으로 골랐다. 세 번째로 욕실 붙박이장은 거실 화장실은 유리 슬라이딩, 안방 화장실은 유리 여닫이로 선정했다. 네 번째로 샤워 수전은 처음에 해바라기 수전을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잘 쓰지 않는다며 추천하지 않았기에 일반적인 수전을 택했다. 다섯 번째로 현관 타일은 청소하기 쉽게 유광으로 했는데 어두운 색이 없어서 아쉬웠지만 있는 것 중에서 가장 짙은 색으로 골랐다. 마지막으로 양변기와 세면대는 스타일도 모던하고 관리하기 쉬운 것으로 정했다.
이렇게 반나절 동안 돌아다닌 인테리어 탐방이 일단락되었다. 저녁 시간이 되어서 아이가 많이 배고파했기에 좋아하는 음식을 찾아 근처 식당에서 먹고 난 다음 집으로 와서 집 근처 카페에 가서 두꺼운 조명 카탈로그를 아내와 나는 펼쳐놓고 찬찬히 보기 시작했다. 대략 1시간 정도 보니 얼추 어떤 것으로 할지 감이 잡혔다. 그렇게 정리를 하고 조명 가게에 우리가 선정한 디자인을 보내기로 했다. 밖으로 나오니 깜깜한 세상에는 흰 눈이 펑펑 내리고 있었다. 그렇게 2021년이 저물어가고 있었다.
새해가 되고 첫 월요일 오전에 현장 미팅을 가졌다. 주방, 붙박이장 대표를 만나서 1층 신발장, 손님방 붙박이장, 주방 싱크대 치수 확인과 구성을 확인하고 2층에서는 신발장, 서재 붙박이장, 주방 싱크대 치수 확인 작업을 했다. 다른 데는 문제없이 쉽게 결정되었지만 2층 주방은 수전이 2군데여서 시공된 모습과 도면의 위치가 살짝 달랐기에 길이가 추가되고 변경이 조금 있었다. 'ㄷ'형태의 주방이 생각보다 커질 듯했다. 1층에서는 페인트 작업이 한창이었는데 손님방에 벽걸이 에어컨 전선이 없어서 시공 대표에게 여쭤보고 설치 가능하도록 부탁했다. 준공까지 기간이 궁금해서 물어봤는데 현재 남아있는 공정이 벽 페인트 작업, 욕실 방수 후 타일 작업, 빌트인 장 작업, 마루 시공 작업 등이었기에 한 달 정도 소요된다고 봤다. 이사는 2월 중순에 하는 게 좋겠다고 해서 슬슬 이사 생각도 해야 했다.
내부 페인트 작업
서재와 아이 방 페인트 시공
내벽 페인트 작업과 욕실과 주방 타일 작업이 끝나고 인테리어 공사가 한창인 1월 중순의 날씨는 한파로 영하 10도를 넘나들고 있었다. 공사가 끝나기에는 바닥, 조명, 주방, 욕실 공사가 남아있어서 1월 내내 공사가 이루어질 듯했다. 그 과정에서 우여곡절이 있었는데, 주방 인테리어 같은 경우는 확인하는 과정에서 처음 인테리어 안으로 냈던 하부장 밥솥 보관하는 곳을 만들지 않아서 다시 넣느라 공장에서 다시 하부장을 수정하는 작업을 해야 했다. 미팅하기 전에 서면으로 알렸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확인을 하니 되어있지 않아서 시공 전에 부랴부랴 바꾸게 되었다. 조명 같은 경우는 미팅 때 카탈로그를 가지고 확인을 다 하고 특이사항도 이야기했는데 다시 이야기하는 상황이 오니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 정체되는 것 같아서 마음이 급해지는 듯했다. 여러 사람이 모여서 일하다 보니 소통이 잘 안 되는 건지, 내가 전달하는 것이 제대로 피드백되지 않는 것인지 한번 정리된 것으로 끝나지 않고 두세 차례 같은 이야기를 하는 것에서 피로감이 느껴졌다. 그래도 좋은 집을 짓자고 하는 것이니 그러려니 하고 원만하게 공사가 되기만을 빌었다. 보일러 설치 이후에는 습기 제거를 위해 매일 보일러 가동을 하고 나서 마루 시공을 했다. 방과 거실에 마루와 걸레받이까지 시공하니 그럴싸한 내부가 되었다. 전등 시공도 끝나서 빛이 돌기 시작한 집 내부는 또 한 번 업그레이드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