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는 30분 가까이 타는 코스여서 생각보다 길었다. 중간에 산이 나와서 이제 끝이겠구나 싶으면 다시 나오고 또 산이 나와서 끝이겠구나 싶으면 다시 나와서 길었는데 평소 약간의 고소공포증이 있던 외숙모는 밑에 쳐다보는 것을 무서워하셨다. 케이블카 밑이 투명한 유리로 되어 있어서 바다가 다 보였기 때문이다. 우린 그런 외숙모를 많이 놀렸다. 케이블카를 타고 유유히 뻗어있는 바다와 하늘을 감상하고 난 뒤 케이블카에서 내려 다시 30분 정도 S1버스를 타고 공항으로 왔다. 공항에 와서는 숙소로 가는 공항 고속철도 티켓을 끊었다. 그리고 홍콩의 중심가에 위치한 구룡역(Kowloon Station)에서 내렸다. 처음 오는 홍콩의 거리는 활기차고 날씨 덕분인지 우리 같은 여행객 외에 홍콩 사람들의 발걸음도 가벼워 보였다. 이미 저녁시간이 되었기에 간단히 짐 정리만 끝내고 다시 홍콩의 밤거리를 구경하기 위해 나왔다. 생각보다 날은 춥지 않았지만 감기 조심을 위해 아기띠를 한 다음 안고 패딩으로 덮고 밖으로 나왔다. 아직은 품 안에 들어갈 정도로 작기 때문에 아기띠로 안고 다니는 것이 오히려 편하고 양 손을 쓸 수 있으니 좋았다. 침사추이로 가서 하버시티, 스타의 거리 등 유명 관광지를 걷고 구경하고 사진 찍으면서 보냈다. 이렇게 가족들끼리 와서 홍콩의 첫날밤을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침사추이 해안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서 무엇을 많이 보고 체험하기보다는 이곳에서 함께 이야기하고 야경을 바라보는 것이 좋았다. 저녁은 하버시티에 위치한 식당에서 샤오롱바오와 추천 음식을 먹었다. 홍콩에 있으면서 샤오롱바오는 참 많이 먹었다. 그 외 음식들도 입맛에 맞아서 볶음밥, 튀김, 탕 등도 맛있게 먹었다. 그다음 스타페리 선착장에 가서 버스를 타고 넬슨 거리(Nelson Street)에 내려서 몽콕 야시장인 여인가(레이디스 마켓)를 구경하고 지하철을 이용해 숙소로 돌아왔다.
품에 안겨 얌전히 가는 아이
해외여행 첫날이라 피곤할 법도 하지만 시차도 별로 없고 비행시간도 짧았기에 여유 있게 다닐 수 있었다. 무엇보다 함께 하는 게 즐거운 가족들과 함께 보면서 여유 있게 다닌 것이 좋았다. 어머니도 함께 이렇게 여행을 다니는 것이 좋았는지 저녁식사를 하면서 잘 드시지 않는 맥주도 한 잔 하셨다. 아이도 보채거나 아프지 않고 거리를 다닐 때에는 내 품에서 자거나 눈을 말똥말똥 뜨고 있었고, 배가 고프면 아내가 모유 수유를 했다. 모유 수유를 하지 않으면 젖병에 분유를 타서 먹이면 되니 오히려 분유가 쉬울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지만 돌이 될 때까지는 모유 수유를 하기로 해서 여행 다니면서 아이의 칭얼거림과 배고픔에 아내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국과는 다르게 이동하는 시간도 있고 장소도 여의치 않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 여행 와서 이렇게 모유 수유를 강행하고 실천하는 아내가 고생을 많이 하고 한편으로는 대단하고 멋져 보였다. 호텔에서 아이 목욕을 시키고 노는 것을 보니 아픈데 없이 잘 있는 듯했다. 무사히 출국하여 홍콩에서 하루를 온전하게 잘 보낸 여행의 첫날밤이 지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