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 길은 바람도 시원하고 따사로웠고 중간에 놀이터가 있길래 조금 놀았으나 아이는 점점 더 목말라했다. 힘들어해서 목마 태우고 다녔다. 가다가 아이가 매의 눈으로 찾아낸 간이 슈퍼에서 우리나라 기업 로고가 붙은 물을 1병 사고 갈증을 달랬다. 간이 슈퍼는 우리나라 지하철에 있는 간이매점같이 생겼는데 도시 곳곳에 이런 간이 슈퍼가 있었다. 푸니쿨라 타러 갔는데 어제와 다르게 오늘은 만석이었다. 파란색 푸니쿨라를 타고 올라갔는데 아이는 빨간색을 타고 싶다 해서 어차피 내려가려고 기다리는 사람도 많고 하니 한번 더 기다려서 빨간색을 탔다. 그런데 이것도 이때 내려온 중국 단체 관광객 때문에 마지막 한 자리 겨우 탔다. 아이를 무릎에 올려서 태우고 창밖을 구경했다. 내려와서는 어제는 러시아 저녁을 즐겼으니 오늘은 북한 음식점을 가기로 했다. 어제 간 식당도 꽤 괜찮았지만 여러 식당을 다녀보자는 생각과 한국에는 없는 식당이라 북한 음식을 먹어보기로 했다. 식당으로 걸어가는 길의 경치가 예뻐서 사진 찍으니 아이가 엄마 보여주고 싶다고 자기도 사진 찍겠다고 하면서 찍었다. 이렇게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생긴 나이가 되었다니 새삼 아이가 컸다는 것을 실감했다. 가는 길 중간에 공원 놀이터가 있어서 조금 놀았다. 이 도시에는 작은 공원, 놀이터가 정말 많았다. 러시아 아이들 틈에 껴서 다소 위험하면서도 신나게 놀다가 식당에 4시쯤 도착했는데 5시에 오픈한다고 해서 1시간을 밖에서 기다릴 수 없어 급히 검색을 해서 근처 카페를 가기로 했다. 어딘지 잘 모르는 곳이라 무작정 보이는 곳을 들어갔는데 완전히 현지인들이 간편하게 먹는 카페테리아 같은 곳을 들어갔다. 빵이 종류별로 있었고 그것을 본인이 골라 접시에 담고 마지막에 주스 같은 것은 주인에게 말해서 받는 방식이었다. 주인아저씨가 영어를 전혀 할 줄 몰라서 이때 통역 어플을 켜서 보여주고 말하고 하는 식으로 의사소통을 했다. 빵 2개, 조각 케이크 1개, 건포도 주스 1잔인데 다 합쳐서 4000원 정도였다. 아이는 빵과 케이크가 맛있다며 잘 먹었다. 5시가 되자 북한 식당으로 갔다.
내부가 조금 어두워보여서 안 열었나 싶었는데 들어가니 영업하고 있었다. 내부는 생각보다 세련되게 잘해놓고 있었다. 종업원들이 전부 북한 사람으로 보였다. 응대하는 종업원들은 전부 여성이었는데 말투가 확실히 느끼기에 예스러우면서 억양이 낯설었다. 아이는 여기는 러시아인데 왜 종업원들이 한국말을 쓰는지 신기해했다. 그래서 여기는 북한 식당이고 현재 우리 민족은 남북한이 나뉘어있고 왕래가 안된다는 이야기를 해줬는데 잘 이해하지는 못했다. 가자미식해, 평양냉면(랭면), 바지락 미역국, 곰새우 소금구이를 시켰다. 가자미식해는 약간 톡 쏘는 맛이 있었고, 랭면은 삼삼하면서 오묘한 맛, 미역국은 아이를 위해 주문했는데 역시 무난한 맛이었고 곰새우 소금구이는 내가 조금 오래 구워서 그런지 껍질이 약간 딱딱했다. 그래도 맛은 다 합격이었다. 한국인에게는 한국 입맛이 제일이라더니 다 맛있게 먹고 난 후 숙소까지 걸어왔다.
블라디보스토크 해안에서 돌 줍기
아르바트 거리 끝 바다가 있어서 같이 보러 가자 해서 갔는데 아이가 작은 모래와 돌을 줍다가 백사장에 하트를 그렸다. 엄마 보여주고 싶다고 그렸단다. 그리고 엄마 선물도 사고 싶다고 했다. 마트에 가서 물 2병, 레몬주스 1병, 아이스크림 2개 샀는데 내가 산 아이스크림을 아이가 홀랑 먹어버렸다. 하지만 아이가 산 팩 아이스크림은 정작 팩이 좀 찢겨있어서 불량품이라 버렸다. 샀을 때는 멀쩡했는데 조금 녹아서 찢긴 부분에서 새어 나온 것인가 아니면 내가 만지작 거리며 찢겼나 모르겠지만 어쨌든 먹지 않아서 내일 다시 사준다고 했다. 씻을 준비를 하고 리셉션 건물을 가려는데 혹시나 해서 우리 방 옆에 있는 화장실 물을 틀어보니 다행히 물이 나왔다. 그래서 그 옆에 있는 샤워실 물도 틀어보니 잘 나와서 바로 아이와 함께 샤워장에 가서 샤워를 무사히 마치고 내일을 준비하며 쉬었다. 아이는 내일만 온전히 놀다가 간다고 하니 많이 아쉬워했다. 어느새 여행에 빠져서 즐길 나이가 되었나 보다. 나이와 다르게 아이는 항상 성장하고 있고 부모는 그것을 늦게 알아차리나 보다. 어제, 오늘 짜증도 안 내고 아빠가 하자는 대로 다 해주는 아이가 너무 고맙고 대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