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관은, 그리고 나는 그 동안 고액후원자를 개발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하지는 못했다. 신규 고액후원자를 발견함에 있어서 소위, '아웃바운드'라는 것이 가능할까 싶기도 했고, 고액모금의 특성상 오랜기간 투자가 필요한데 그렇게 할 여력이 없었다고 하면 적절한 핑개가 될 수도 있겠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기관의 브랜드에 힘입어 자연스럽게 상담문의(인바운드)가 종종 들어오기도 했고, 고액후원 관리업무가 다른 업무보다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보니 신규 후원자 개발에 힘을 쏟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1. 고액모금도 소위 '아웃바운드'를 시도해볼 만은 하다.
물론 맨땅에 헤딩은 금물이다. 3만원 정기후원자 개발도 쉽지 않은데, 아무 연결고리가 없는 분께 고액후원을 제안하기는 더더욱 어렵다. 오래전, 고액후원업무를 시작했던 초창기 시절의 나의 선배들은 그런 경험을 했던 것 같다. 물론 고액후원이라는 것은 1건만 개발이 되어도 의미가 있을 수 있기에 효율을 따지는 것이 괜찮을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당시 멋모르게 도전한 (아무 연결고리가 없는 분들을 대상으로 한) 고액후원개발은 후원자들에게 불쾌감과 의아함을 줄 수 밖에 없었다. 관계를 차근차근 만들어가는, 기존 내부 후원자Pool에 있는 분들을 대상으로, 전략적으로 접근한다면 한번 해봄직 하지 않을까. 또는 외부 기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서 개발도 가능하지 않을까. 올해는 이 두 가지 방법으로 단기,장기적으로 접근할 계획이 있어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한편으로는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2. 고액 잠재후원개발을 위해서는 세 가지를 고려해야한다.
첫째는 우리 기관과 연결고리 또는 관계성, 둘째는 고액후원을 할 수 있는 역량 및 능력, 셋째는 평소 나눔에 대한 관심이 있느냐이다.
예를 들어 기관과의 연결고리가 있는 기존 후원자라던지 기관의 이사회 멤버 또는 기관 내부에 연결이 가능한 지인이 있는 경우 등은 비교적 어렵지 않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잠재 후원자에게 접근이 가능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접근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다.
둘째는 아무래도 고액후원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가이다. 주로 기업대표,유명인 등을 대상으로 고액후원을 제안하는 것이 바로 그러한 이유에서 출발한다고 볼 수 있다.
셋째는 나눔에 대한 관심인데, 아무리 재력이 있고, 연결고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평소 나눔에 대한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확률적으로 굉장히 낮을 수 밖에 없다. 솔직히 내가 아는 많은 고액후원자님들의 경우, 그들에게 우선되어지는 것은 '후원능력'보다 '가치와 마음'이다. 고액후원을 이 정도까지 하실 수 없을 것 같은 분도 후원에 대한 동기부여를 받는 것은 자기만의 가치관과 나눔에 대한 철학때문이다. 그래서 단지 부자들은 어디에 있는 지, 어디로 가면 부자를 만날 수 있는 지에 대한 고민이 얼마나 비효율적인 고민이었는 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3. 결국 개발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선행되어야 하는 것은 역시, 촘촘하고 세심한 관리이다.
고액모금을 하기전에 정기후원자 대상 관리업무를 하는 본부에서 3년 정도 일한 적이 있다. 당시에 '관리'가 '개발'만큼 중요한 것임을, 한 후원자를 정성스럽게 모심으로서 기관에 오래 머물도록 하는 것이, 신규 후원자 개발보다 훨씬 중요하기도 하지만 효율적인 활동임을 체감할 수 있었다. 고액 후원자 관리도 마찬가지이다. 관리의 핵심은 역시 후원자들과 개인적인 관계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개별적으로 전략을 수립하고 관계관리를 해야한다. 그들의 관심이 어디에 있는 지, 그들은 무엇을 원하는 지 끊임없이 관심갖고 되물어야한다.
새로운 고액후원자님을 만나는 일은 여전히 흥분되고 기다려지는 일이다. 그 분을 통해서 만들어질 변화는 어떤 모습일 지, 해결되어질 문제는 어떤 것일 지, 우리 아이들을 위한 미래를 함께 그려보는 파트너를 만나기 위한 노력들을 지금부터 시작해보자. 3만원을 매달 꼬박꼬박 내시는 후원자님 중에도 우리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싶은 분이 있을 수 있고 오래 전 고액후원을 하시고 또 다른 나눔을 계획하고 계시는 후원자님 중에 있을 수도 있으니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최선을 다해 준비해보는 것이 필요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