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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쥬르 바오밥 Oct 08. 2023

고액모금의 고도화와 업무방식의 변화

고액모금이 진화할수록 기관의 역량도 성장한다. 왜냐하면 고액모금의 고도화는 때때로 조직 전체의 문화도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고액모금에 탑리더십이 개입한다는 점이 이유가 되기도 하고, 고액모금이 장기적인 임팩트를 주는 사업에 집중하면서 그러한 변화에 우리 사회의 리더역할을 하고 계시는 고액후원자를 초대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기도 하다. 때때로 고액후원자님의 주도성이 우리 사업에, 또 조직운영에 반영되기도 하는데 이는 현재의 조직 모습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그 어떤 모금보다 가장 수준 높은 아웃풋을 요구하는 것이 고액모금이기 때문에 모든 사업에 있어서 고액후원자의 기준에 맞추면 이미 다른 채널까지 상향평준화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고액모금 고도화의 모습은 결국 고액모금의 본질에 맞게 접근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고액모금이 점점 고도화 되고 진화함에 따라서 고액모금의 업무방식에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생길지 알아보자.

 

1.후원자 접근방식의 변화

고액후원자를 먼저 찾고 관계를 맺는 일은 쉽지 않다. 이는 오랫동안 우리가 인바운드에 의지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물론 고액후원을 고민하고 있는 사람들이 쉽게 문을 두드리고 들어올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인바운드 전략도 필요하다. 하지만 고액모금이 성장할 때 가장 먼저 두드러지는 변화는 바로 리서치 및 아웃바운드 기능이 아닐까 싶다. 또한 프로파일링을 통해 다양한 접근방식을 고민해보는 것, 무브매니지먼트(Movemanagement) 회의를 통해 잠재 후원자를 어떻게 관리하고 개발할 지 단계별로 접근하는 것 등이 변화가 아닐까 싶다.

무엇보다 기존 후원자 풀안에, 우리 기관이 갖고 있는 기존 네트워크 안에 다양한 연결고리와 잠재력이 있음을 발견하는 것, 그래서 '깊게 파고(digging) 두드리는 일(Knocking)'을 일상적으로 해보게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라고 생각한다.

 

2.협업의 범위 및 강도 확대

그 동안 고액모금을 하면서 가장 큰 내부 협업의 파트너는 사업팀이었다. 다른 모금채널과 마찬가지로 모금을 한 후원금으로 후원자의 니즈에 맞는 사업을 매칭 하고 보고하는, 이런 사이클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고액모금이 고도화 되면 일단 가장 적극적인 내부 협업의 대상은 바로 리더십이다. 탑리더십이 개입하고 리더십이 후원자를 직접 만나고 관계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실무에서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이다. 뿐만 아니라 경영,총무,홍보팀과의 협업, 지역본부 및 국제본부와의 협업 등 다양한 내부 파트너와의 협업이 활발해진다.

물론 이와 같은 범위의 확대도 있지만 협업의 강도 역시 깊어지고 넓어지게 된다. 단순히 사업의 진행이 아니라 사업에서 고액후원자의 의견과 아이디어가 중요해지면서 그들의 눈높이에 맞춘 혁신적인 요소를 담기 위해서는 협업의 내용이 넓어지고 깊어질 수 밖에 없다.

내부협업 외에도 더 큰 임팩트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외부로도 눈을 돌리지 않을 수 없다. 우리 기관 혼자만으로 근본적이고 장기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기에 다양한 외부 기관과의 파트너십 협업을 통해 더 큰 임팩트를 기대하게 되며 이러한 변화는 결국 기관과 개인을 성장하게 만든다.


3.후원자를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

후원자와 '일방적인 소통'에서 이제는 '쌍방향 소통'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굳이 고액모금이 아니더라도 적용되어야 하는 점이다. <프로세스 이코노미>에서는 우리의 프로세스에도 후원자를 참여시켜야한다고 이야기 하고 있는데 고액모금이 고도화될 수록 고액후원자들이 사업 뿐 아니라 모금, 기관 전반까지 영향을 미치며 참여할 수 있다. 고액후원을 하시는 분들에게 기부와 나눔은 '인생에서 해결해야할 과제'가 될 수 있는데 고액모금이 성숙할수록 우리는 후원자님의 삶에도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그 분들이 기부와 나눔을 조금 더 넓은 프레임으로 바라보실 수 있도록, 단순히 자선을 실천하는 사람이 아닌 사회의 문제 해결자로서 역할을 하는 사람임을 알려드려야한다.

우리 후원자님의 인생의 과제까지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고액모금팀, 기관이 된다면 우리는 그 분들의 인생여정에 함께 하는 신뢰받는 파트너가 될 수 있지 않을 까?


사람들은 대부분 '성장'에 관심을 갖고 있다. 조직에 속한 개인은 본인의 성장이 최대의 관심사가 될 수 있고, 기관의 전반을 고민하는 리더십은 조직의 성장을 위해 고민한다. 나는 고액모금을 깊게 팔 수록 개인은 물론 기관의 역량도 강화된다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대학에 고액모금 담당자가 수백명이 되고, 총장님을 비롯한 리더십이 직접 모금에 관여하시는 이유도 비단 기부문화의 성숙도로만으로 설명되지 않은 무엇이 있지 않을까. 고액모금에 큰 관심이 없는 기관이 있다면 지금이라도 시작해보자. 고액모금에 집중하는 기관의 미래는 희망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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