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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봉쥬르 바오밥 May 17. 2022

고액후원자 미팅, D-1

내일은 내가 담당하고 있는 고액후원자님을 뵙기로 한 날이다. 직접 우리 기관으로 방문을 하신다고 하셨고 코로나로 그동안 진행하지 못했던 점심식사도 함께 하기로 했다. 

고액후원자님과의 미팅은 늘 설레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준비해야하는 입장에서 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후원자님께 기관을 대표하는, 후원자님의 후원금을 맡아 진행하는 직원으로서의 나의 이미지가 곧 기관의 이미지이기도 하며 나의 세심한 준비가 후원자님께 어떤식으로든, 어떤 이미지로 각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1. 후원자님께서 후원하신 사업들을 다시 한번 체크해본다

그동안 어떤 사업에 주로 후원을 하셨는 지, 어떤 나라에 진행하셨는 지 꼼꼼히 체크해본다. 후원자님께서 후원하신 내역을 알고 있는 것은 담당자로서는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내일 뵙게 되는 후원자님은 그 동안 아프리카 식수사업에 주로 후원을 많이 하셨다. 그러다 작년 연말에는 큰 후원금을 주셔서 교육사업으로 안내를 드렸다. 현재 해당 교육사업이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 지, 앞으로 보고 일정은 어떤지 꼼꼼히 따져본다.


2. 미팅 때 후원자님께 드릴 질문들을 생각해본다.

황신애 이사님의 <나는 새해가 되면 유서를 쓴다>를 보면 모금을 잘하는 사람은 질문을 잘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우리는 후원자님을 만날 때 전략적인 질문을 준비해야한다. 미팅의 목적에 따라 그리고 후원자를 더욱 알아가기 위한 질문들을 준비해두면 좋다. 개인적으로는 지속적인 후원을 위해 후원자님의 성향을 파악하고 관심사를 알아보는 류의 질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우리 기관의 고액후원자(VIP)로서 우리 기관에 대한 기대라던지, 우리가 후원자님의 의견을 수렴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여드리는 질문, 또는 고액후원자가 우리 기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의견을 줄 수 있는 질문이 전략적으로 뒷받침 되면 좋지 않을까 싶다.


3. 후원자님이 느낄 소소한 감동 포인트가 무엇일 지 생각해본다

고액후원업무를 몇년째 하고 있지만 생각보다 후원자님들을 자주 만나지는 못한다. 고액모금이 대면모금이라고 하지만 사실 고액후원자님들은 대부분 매우 바쁘시고 시간을 내기 어려우신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이 우리 기관을 위해, 그리고 후원을 위해 시간을 기꺼이 할애하셔서 친히 기관을 방문하신다고 하면 그 분들이 훈훈한 마음으로, 마음 따뜻하게 다시 돌아가게 하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가볍게는 후원자님을 따뜻하게 환영하는 문구가 될 수도 있고, 후원자님께서 좋아하실만한 작은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있겠다. 또는 기관의 명예의 전당에 올라가 있는 후원자님의 명패를 보면서 후원자님께 직원으로서 존경을 표할 수도 있겠고, 후원자님께서 후원하신 사업을 진행한 담당자와의 면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역시 후원자마다 다르므로 고액모금담당자는 후원자님이 반응하실만한 포인트를 찾아내는 센스와 고민이 필요하겠다.


그 외에도 기사로 검색할만한 유명한 분이거나 사업체를 가지신 분이라면 미리 후원자님의 근황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후원자님의 새로운 소식이라던지, 사업체에 일어나는 일에 대해서 미리 알고 이야기하면 후원자님 역시 우리의 정성과 준비에 감동받지 않을까. 나에 대해서 이렇게 관심갖고 준비하는 직원이라니 하시면서 말이다.


내일 뵙게 되는 후원자님은 우리 기관에 대한 무한한 신뢰로 후원금을 맡겨주시는 분이다. 수입의 일부를 신앙의 표현으로 후원하신다. '경청' 또한 모금가의 자세로 알고 있어서 그 동안은 후원자님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드렸는 데 내일은 좀 더 후원자님과 우리 기관이 친해질 수 있는 질문을 하면서 더 열심히 '경청'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저녁동안 내일 미팅에서 후원자님께 드릴 질문들을 고민해봐야지. 그리고 후원자님께서 좋아하신다는 꽃을 사놓고 미팅에 참가할까 생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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