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헤드헌터 케일리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
일단 도전을 해봐야 넥스트 스탭으로 넘어갈 수 있어요.
실패해도 괜찮아요. 나에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
우연히 <DevOps 3년차 경력 이직 도전기(feat. 네카당)> 라는 제목의 블로그 글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13개의 회사에 지원했고 7개 회사에서 오퍼를 받았어요. 각 회사의 전형과 후보자로서의 경험이 생생하게 나와있습니다. 리크루터로서도 좋은 레퍼런스가 되었던 경험글이어서 자세하게 읽기 시작했죠.
본인의 자랑인듯 자랑아닌 자랑같은 이직 도전기글을 작성하고, 질문에 정성껏 답글을 달아주는 모습이 인상깊었어요. '아 이분은 자기 경험을 아낌없이 나눌 줄 아는 마음이 넉넉한 분이구나' 그래서 일터뷰의 첫번째 인터뷰이로 모셨습니다. 근철님과 만나 이직 도전기부터 커리어를 확장하게 된 계기, 면접경험이 좋았던 회사 두곳, 그리고 당근마켓의 일원으로 회사 자랑까지 풍성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럼 인터뷰로 근철님을 만나볼까요?
13개 회사의 지원을 하고 7개의 회사에서 합격하셨어요. 20번이 넘는 전형들을 진행하시는 것도 꽤 힘든 일이었을텐데요.
사실 그렇게 많이 합격할 줄 모르고 가고싶은 회사는 다 지원했어요. 별 기대 없었는데 서류가 몇 군데 빼고 다 붙은 거예요. ‘뭐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거지’ 하면서 어리둥절하게 면접을 시작을 했었던 것 같아요. '이 중에 한 곳이라도 합격 되면 너무 행복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진심을 담아 지원을 했었거든요.
블로그에 이직 도전기를 이렇게 자세하게 공유하게 된 이유가 있으실까요?
작년 초에 여러 군데 지원했다가 다 탈락했어요. 면접 질문들이 대부분 똑같았는데 대답을 다 못했어요. 그래서 그때 느낀 거죠. 이거 질문만 잘 정리해도 내가 다 대답할 수 있었는데 이걸 준비 안 해서 떨어졌구나. 그때 막 정리를 한 거죠. 인터뷰 하나 볼 때마다 정리를 하다 보니까 이게 데이터가 많이 쌓이더라고요.
지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어 글을 써서 공유를 한거에요. 근데 이게 다 써놓고 보니까 너무 내 자랑 써놓은 느낌인 거예요. 처음에는 너무 자랑글 같았는데 조금 미화 시켰습니다. (웃음)
비전공자로서 어려움은 없으셨는지도 궁금해요. 근데 또 반대로 좋은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하지 않고도 좋은 곳 취직할 수 있다는 레퍼런스가 되실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좀 개인적으로 자부심이 있어요. IT를 되게 늦게 시작한 편이거든요. 말씀하신 대로 선린 인터넷고 나오고 아니면 IT특성화고 나오고 이런 친구들이고 이제 보통 좋은 대학의 IT관련 학과를 졸업해서 나오니까요. 그런 게 소속감이라고 하잖아요. 물론 소속감 말고도 그 소속된 단체에서 같이 경쟁하는 사람들이 주는 지식, 분위기, 행동 생각의 방향 막 이런 것들이 사람한테 영향을 많이 끼치니까 그게 되게 항상 결핍돼 있었다고 생각해요. 커뮤니티도 그래서 시작을 했었던 것 같아요. 광주에서 한번 커뮤니티 모집을 해봤는데 한번 해보고 아닌 것 같아서 바로 서울로 올라왔죠.
판단이 되게 빠르셨네요.
네. 그리고 국비지원을 받아서 8개월 정도 교육을 받았는데요. 그때 너무 운좋게 좋은 강사님과 친구들을 만난거에요. 저처럼 비전공자인데 배움의 갈등에 목말라있던 친구들이 한반정도같이 모였어요. 그때 공부를 했는데 너무 행복한 거예요. 본격적으로 IT분야에 흥미를 느꼈어요.
그 친구들과 함께 하니 시너지가 생겨서 폭발적으로 학습을 하게 됐었어요. 자격증 공부할 때 암기하고 써먹을 때 없다고 생각했던 지식들이 그게 이제 베이스가 돼서 막 차오르기 시작하는 거예요. 그때 그렇게 하고 그 친구들이랑 이제 8개월간의 교육 과정이 끝나고 바로 만든 게 모두의 보안이라는 스터디를 만들었었죠.
그러면 소속감이 없다는 열등감이 좋은 자극제가 되어서 계속 무언가를 하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네요.
맞아요. 좋은 말 해주셨어요. 정말 저한테 열등감이 좋은 원동력이었던 것 같아요. 계속 나를 증명해야 됐었어요. 이력서를 딱 봤을 때 ‘학교 이런 거 이거는 의미가 없지’ ‘이게 있는데 무슨 상관이야’ 이런 말을 사실 듣고 싶어서 계속 뭔가 눈에 띄는 활동을 쌓으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정말 실제로 면접 볼 때도 그렇게 말씀을 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더라고요.
회사에서 인재 자격요건에 IT관련 전공 학사나 스타트업에서 자체 서비스를 만들어본 사람들을 선호하기도 하잖아요.
요즘은 많이 바뀌고 있는 것 같아요. 학벌이나 재직하고있는 회사의 타이틀보다는 작은 회사에서 일을 했더라도 어떤일을 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외부활동, 사이드프로젝트 등 자발적으로 어떤것들을 하고있는지도요. 이 사람이 개인적으로 뭔가 찾아서 할 수 있는 사람인지 그런 것들을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이력서를 조금 고쳤을 뿐인데 합격률이 올라갔다고요?
네 제가 보여주고 싶은 걸 위로 다 올렸어요. 그전에는 정형화된 이력서 패턴들이 있잖아요.이력서에 들어가야 될 학력, 경력을 순서대로 넣었었는데 아예 안 읽는 것 같다라는 느낌이 드는 거죠. 디자인은 똑같지만 제가 보여주고 싶은 거 먼저 올리니까 이력서 합격률이 몇십 배가 높아진 거죠.
되게 돌파력이 좋으시네요. 광주에서도 커뮤니티를 만들다가 잘 안되니까 서울로 바로 올라오시고, 서류도 잘 안되니까 이력서 바로 수정해서 고쳐서 다시 도전하시고요.
당근마켓으로 오시기 전에 케이비시스(SI업체)에서 했던 프로젝트 들도 데브옵스 엔지니어가 되기 위한 발판이 되었다고요.
프로젝트들이 다 저한테 너무 좋은 빌드업이었거든요. 맨 처음에 했던 그냥 POC를 하기 위한 테스트 프로젝트조차도 네 그때 당시에 너무 중요한 프로젝트였어요. 그 중에서도 우리은행 때 진행했던 프로젝트가 기억에 남아요. 우리은행 내부에서 AI 허브라는 인공지능 개인화 마케팅을 제공해 주는 플랫폼을 구축하는 프로젝트였는데요. 내부에서 머신러닝 개발자들이 개발을 할 수 있게끔 그 환경을 제가 만들어준 거죠. 그러니까 머신 러닝 개발자들은 실제 그런 서비스들을 개발을 하는 거고요. 그분들이 더 좋은 성능들을 계속 개선시킬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주는 거죠.
그게 어떻게 가능한거죠?
엄청나게 많은 기술들이 들어가는데 그중에 핵심으로 들어가는 게 아까 말씀드렸던 쿠버네티스라는 컨테이너 오케스트레이션 플랫폼인데, 이걸 잘 활용하면 분산되어 있는 여러 서버들을 쉽게 컨트롤 하고 균일한 환경에서 개발자들의 코드들이 동작하도록 자동화 시켜줄 수 있어요. 그리고 데이터 분석가들이 쓰는 데이터 레이크가 있어요. 이게 데이터들이 차곡차곡 모여 있는 창고인데요. 이 데이터들을 좀 내가 원하는 것들을 손쉽게 가져와서 가공할 수 있게끔 만들어야해요.데이터 엔지니어들은 이 데이터를 잘 분석할 수 있게 하는 알고리즘 만드는 것만 해도 엄청난 일이거든요. 근데 그걸 하기 위해서 너무 주변에 신경 써야 될 게 많은데 그걸 다 자동화를 시켜줘야하는거죠. 되게 어려운 프로젝트였어요. 일단 폐쇄망이었고요. AWS를 사용 했다면 편하게 구현할 수 있었을텐데... 버튼 하나만 누르면 끝나는 것들을 오픈 소스들을 엮어서 진짜 내부에서 구현을 해야 되는 거죠. 어려운 프로젝트였는데 정말 다행이었던 거는 저와 잘 맞는 사수분들을 만나서 제가 마음대로 이것저것 테스트를 해보면서 기능을 완성을 했었던 것 같아요. 굳이 따지자면 제가 했던 프로젝트는 DevOps보다도 조금 더 상위 추상화가 된 MLOps 이런 거거든요. 머신 러닝을 도와주는 오퍼레이션이니까요. 계속 정말 운이 좋은 빌드 업들이 이루어졌었던 것 같아요. 제가 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 같은 것이 많았죠. 그래서 전 직장에서 많이 성장을 했었어요.
기간은 얼마나 걸리셨어요?
개발하는 데까지는 한 7개월 정도 걸렸는데 개발이 다 완료되고 3개월은 거의 유지보수, 테스트를 거쳤었습니다.
이직을 도전하신 계기가 있으셨어요?
더이상 회사에서 하는 일이 챌린지가 안됐어요. 그 기간 동안에는 공부하는 것도 멈췄었고 좀 지식의 저주에 빠져서 되게 편한 생활을 했었던 것 같아요.
comfort zone에 계신게 오히려 슬럼프가 되셨군요.
맞아요. 그 comfort zone에 딱 1년간 있었던 거예요. 그러니까 생각이 딱 드는 거죠. 내가 옮길 수도 있는 신분이 됐고, 발전을 안 하고 있는데 그러면 지금이 딱 도전할 시기가 아닐까.
이렇게 또다시 돌파를 하셨군요. 계속 외부에서 변화하라고 자극을 주네요.
그런 것 같아요. 자꾸 제 생각을 변화시켜줄 외부 요인들이 좋은 적기에 저한테 왔어요.
면접경험이 가장 좋았던 회사가 어떤 회사였나요?
한 군데는 당근마켓이고요. 당연히 제가 좋았으니까 입사를 했고요. (웃음) 면접관분들이 되게 존중해 주시는 느낌이 많이 들었어요. 예를 들면 막 이제 기술 면접들이었는데 기술 면접 같은 경우에 사실 약간 좀 표정에서 느껴지거든요. 이 면접관분들이 네 들으실 때 저를 평가하고 싶어서 이렇게 말을 하는지 아니면 정말로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생각이나 가치관이 궁금해서 물어보는지. 제가 또 약간 좀 대화 나누면서 좀 눈치를 많이 살피는 성향이에요. 면접을 세 번 네 번 보면서도 너무 가고 싶은 회사이기 때문에 심적으로 압박감이 들었던 건 맞는데도 그에 비해서 편하게 면접을 보는 동안에는 정말 편했어요. 저는 면접관분들한테 지금 오롯이 내 시간을 쓰고 있어라는 거를 보여주려고 되게 많이 증명을 했었는데 그분들도 그러시는 걸 똑같이 느꼈어요.
또 한군데는 위버스 컴퍼니에요.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데 1차 면접이 너무 기억에 많이 남았어요. 송주영 엔지니어분이 계세요. 그분이 커뮤니티에서 되게 활동을 많이 하시고 AWS 히어로라고 국내에 이제 겨우 10명 남짓 있는 찾기 힘든 분들인데, AWS에 문화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많이 한 사람들을 뽑아주는거에요. 그런 타이틀을 가지고 계시는 분이 그 회사에 있단 말이에요. 저도 개인적으로 커뮤니티에 관심이 많으니까 이런 저런 사람들의 발표를 되게 많이 보는데 그분 발표도 저는 되게 여러 개를 기억을 하고 있었죠. 엔지니어 중에 스타? 이런 사람을 본 거라서 되게 반가웠어요. 물론 지금 당근마켓에도 그런 분이 두분이나 계시긴 하지만요. 그분도 너무 반갑게 맞아주시고, ‘근철씨 이력 보니까 너무 잘하고 고생했다' 이런 이야기도 해주셨어요. 솔직히 너무 가고 싶은 생각이 들었었어요. 이런 분이 팀장이고 이런 분이랑 같이 일하면 너무 행복할 것 같고 그래서 진짜 마지막까지 두 회사 사이에서 고민을 했었던 것 같아요.
사실 회사보다는 같이 일할 팀장님이 너무 좋아서 고민을 하셨군요. 너무 공감돼요. 되게 중요하잖아요.
네 그게 딱 느껴지기에 이 사람은 제가 뭘 해도 존중해 줄 사람이라는 게 그냥 몇 시간 대화 안 하고 1시간 정도만 대화했는데도 느껴지는 거죠. 그래서 면접에서 면접 경험이 회사 결정에 엄청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라고 깨달았죠. 이 면접을 본다라는 행위가 어떻게 보면 소개팅을 보는 그런 상황인 거라고 보거든요. 회사는 회사 입장에서 자기를 어필하는 거고 면접관 지원자도 이제 자기를 어필을 하는 자리인데 거기에서 진짜 느껴지는 게 딱 있으면 그 회사를 선택을 하게 되는 거죠.
이번에 보신 소개팅에서는 양방향의 선택이 꽤 있으셨잖아요 (웃음)
네 이번엔 좀 인기가 있었습니다.
7개의 합격한 회사중에 한 회사를 고르셨잖아요. 근철님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준이 궁금해요.
전 동료가 복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보다 뛰어나거나 열정적인 동료가 있는지를 가장 먼저 저는 봤고요. 제가 즐기면서 할 수 있는데 또 너무 잘 아는것 말고 스스로에게 챌린지가 될 수 있는 일을 맡는게 그다음으로 중요해요.
블로그에 이직을 도전하는 분들을 위해서 몇가지 조언을 주셨는데 그중에서 진짜 강조하고 싶은 거 한 가지가 또 있을까요?
일단 해라. 일단 도전을 해야 제가 뭐가 부족한지 알더라고요. 작년 초에 이직 준비를 하면서 한번 깨졌기 때문에 영감을 얻어서 그다음에 더 좋은 결과물을 내기 위한 이것저것 준비를 했던거에요.
앞으로의 꿈이 있다면?
우선은 지금처럼 즐기면서 일을 하고 싶어요. 또 하나는 영어권 국가에서 일하고 싶은데요. 제가 지방에 있을 때는 서울에 가서 일을 하고 싶었거든요. 지금은 서울에 있으니까 외국에 나가서 일을 하고 싶어요. 실리콘밸리에같은 곳이요.
귀한 시간 내주신 근철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며 이 글은 이직이라는 도전을 망설이고 계시는 분들께 닿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근철님의 이직도전기 글은 근철님 블로그 '모두의 근삼이 (https://ykarma1996.tistory.com/) 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커리어노마드 케일리의 일터뷰는 나의 일에 진심인 일진심 분들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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