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마녀의 테마에세이
역사상 가장 똑똑하고 가장 가난한 세대에 관한 고찰.
제목은 거창한데, 간단히 말하자면 80년대 즉 80-89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에 대한 나름의 소견이다. 나는 79년생이고 콕 찍어 늦가을에 태어나 70년대와 80년대 사이에 딱 양다리를 걸치고 있는 사람으로서 중립자적인 입장에서 이 정도 발언쯤은 할 권리가 있다고 본다. 거두절미하고 핵심만 말하자면, 70년대 출생자들과 80년대 출생자들의 가장 결정적인 차이는 “사회와 나 사이의 관계“를 파악하는 방식이다. 80년대 이전 출생자들은 “사회에 속한 구성원으로서의 나”로 자신을 자각하는 반면 80년대 이후 출생자들은 “나의 바깥을 둘러싼 사회”로 자신을 파악한다. 요점은 80년대 이후 출생자들, 역사상 가장 똑똑하면서 가장 가난한 세대의 가장 큰 특징은 “탈정치화”이다. 그들은 자신들의 억울한 처지에 맞서고자 하지 않는다. 왜 역사상 가장 똑똑한 우리가 가장 가난해야 하느냐고 시위대를 조직하거나 정부에 돌을 던지지 않는다. 똑똑하지 않지만 정치적인 그들의 윗 세대인 70년대 이전 출생자들이 구조적으로 착복해 온 부의 부당함에 항의하지 않는다.
그래서 그게 뭐 어쨌다는 거냐고 물으면.
아마, 내 생각에는.
89년도에 태어난 사람들이 마흔을 넘기려면 앞으로 대충 어림잡아 6,7년의 세월이 걸린다. 84년생인 내 남동생이 올해로 한국 나이 40세(만39세)가 되니까. 이 시기가 되면 세계를 뒤덮은 이 전쟁통이 조금은 수그러들 거라고 믿어 본다. 이유는 1)이 세대는 전쟁으로 이득을 보려는 사고방식 자체를 탑재하지 않은 세대이고 2)역사상 가장 가난한 세대이기 때문에 전쟁을 하고 싶어도 전쟁할 돈이 없다. 그렇다 전쟁도 돈이 있어야 하는 거다. 3)그때쯤 되면 영악한 꼴통들도 슬슬 가실 때가 된다. 해대는 짓거리를 보고 있자면 어디 불로초라도 숨겨놨나 싶지만 생로병사 앞에서는 모두가 평등하다.
#한가닥희망을 #동생들에게걸어봅니다 #격하게사랑한다 #언니혹은누나의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