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팩더블 2 웨이크 업 21)

란의 여름

by Kalsavina

21. 함세복




-박영민 매제 전투복. 애인 단속 요망



담치 삼촌이 일러줬다는, 중해방 놈들이 만든 그 말도 안 되는 헛소문에 대해서는 이미 수연으로부터 (그렇게 배를 잡고 깔깔대는 걸 오랫만에 봤다) 들어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제목으로 도착한 문자 메세지를 확인했을 때는 이게 무슨 개풀 뜯는 소리인가 했다.

첨부파일로 들어온 동영상을 확인하고서야 그 이유를 알았다.

사실, 아키라는 놈에 대해서는 일찍부터 소문을 들어 알고 있었다. 열 다섯 살 때부터 같이 잔 여자가 백 명이 넘는다는 소문이라든지, 지금도 어딜 가든 열두 트럭의 여자가 그의 뒤를 쫓아다닌다는 소문 따위 말이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녀석이 한때 삼일에 몸담았던 녀석이라는 점이었다.

그 치밀한 박영민이, 어째서 삼일에 몸담았던 녀석이 수연과 노닥거리는 걸 내버려두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마 그런 식으로 아키가 수연을 유혹하는 데 성공하면, 수연과 나를 갈라놓을 수 있으리라고 계산한 건가.

그렇다면, 그거야말로 사람 잘못 건드린 거다.

사실, 수연이 아키 같은 놈에게 넘어갈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런 남자가 수연의 취향이 아니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녀석이 수연에게 집요하게 집적대는 건 막아야 했다. 제 2의 강태석은 애시당초 그 싹을 자르는 게 정답이라고 생각하면서, 나는 한여름의 폭염을 뚫고 웨이크 업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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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민이 녀석의 눈을 피해 수연을 몰래 만나느라 한두 번 웨이크 업에 갔던 적은 있다. 하지만 거의 밤이 이슥한 시간에 그것도 어쩌다 한두 번 갔을 뿐이다. 낮에도 가고 싶었지만, 낮에는 내가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갈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영민이 녀석은 물론 중해방 조직원들과도 별로 마주칠 일이 없었다.

웨이크 업의 문을 열고 들어가자 반가운 얼굴들이 보였다. 웨이크 업에 드나드는 중해방의 조직원 중 상당수가 과거 박영민 사단이라 불리던 영민이 녀석의 친구들이었고, 그들은 내 친구들이기도 했다. 제일 먼저 나를 본 사람은 정아였다. 바로 수연이 영민이 녀석에게 납치된 날 집 앞에서 당혹스러워했던 그 정아, 영민이 녀석을 짝사랑하는 마이너 라이브 여가수 정아 말이다.

"전투복 언니?"

"전투복 형!"

"전투복 누나? "

정아와 용태를 필두로 나를 본 모두가 일제히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 하지만 내 정신은 그들에게로 갈 겨를이 없었다. 바를 한 바퀴 둘러보니, 구석진 자리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아키라는 녀석이 어렵지 않게 눈에 들어왔다.

참고로, 아키와 나는 철저하게 초면이었다.

"다들 잘 지냈지?"

나를 향해 환호성을 지르는 사람들에게 건성으로 인사한 후, 나는 곧장 아키라고 불리는 녀석에게로 다가갔다. 뒤에서 저 사람 누구냐 멋있게 생겼다는 말이 들려왔지만 그런 말들은 내게는 의미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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