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의 여름
29. 박영민
아키와 수연이 창고로 내려가는 것을 본 나는 이상하다는 생각에 그들을 따라 내려갔다. 그리고 그들의 대화를 엿들었다.
역시 그랬다.
아키는 마약을 유통시키고 있었다.
돌아가신 삼촌이 마약과 매춘에서 손을 뗀 후, 중해방은 마약과 매춘에 손을 대지 않았다. 아키가 마약을 유통시키고 있는 게 확실하다면, 녀석을 중해방 조직원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 전에, 녀석이 정말로 삼일에서 완전히 탈퇴를 했는지도 의문이었다.
세복이가 웨이크 업에 찾아와 아키를 협박한 날이 떠올랐다.
아키가 그 자리에 과연 있었던 걸까. 혹시 웨이크 업 내부에 도청장치를 해 놓은 게 아닐까. 담치 형이 세복이에게 남아 있으라고 한 말을 했을 때까지, 분명 아키 녀석은 그 자리에 있었다.
눈치가 빠른 녀석이었다. 아마 웨이크업 내부 어딘가에 도청 장치를 해 놓고 세복이가 하는 말을 녹음했음이 분명했다. 웨이크 업의 내부 어디에도 녀석이 숨을 수 있는 곳은 없었다. 그렇다고 2층에 올라올 수 있을 리도 만무했다.
혹은 지하에서 나와 세복이가 하는 말을 엿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틀림없다.
내가 세복이에게 한 말.
- 앞으로는 너 못 도와줄 것 같으니까. 네 나비 데리고 알아서 잘 살아봐.
그 말이 떨어진 지 며칠도 되지 않아 수연으로부터 복면을 보았다는 연락이 왔다.
그리고 무심히 아지트에 들렀던 세복이가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다.
아키, 이 개자식.
아무리 생각해도 삼일과 무관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