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 박영민
대체 김재경이 누굴까.
아직 유언장이 집행되기까지는 약간의 시간이 남아 있었지만, 정말이지 그 김재경이라는 사람에 대한 정보는 손톱만큼도 확보할 수가 없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그자만큼은 내가 직접 처치해야 했다.
아마도, 그 자를 처치하기 위해 내가 이 자리까지 온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내 손으로 그를 죽여야 한다는 결심은 확고했다.
그 와중에 선우 형이 수연에게 프로포즈를 했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그 자리에 없었기 때문에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선우 형은 수연에게 약혼을 제의했고 수연은 대답을 보류했다고 한다. 그리고 장소는 페이 바 클럽이 아닌 수연과 세복이의 오피스텔 로비였다고 한다.
중해방 조직원들 중 몇몇이 그 광경을 제대로 목격했기 때문에 그런 정보를 입수할 수 있었다. 물론, 선우 형에게 직접 물어보는 쪽이 더 빠르기는 할 터였다.
그러나.
이 나라의 현실을 알고 있다.
무일푼에 고아에 고졸이기까지 한 윤락가 출신의 여자가, 과연 그처럼 좋은 집안의 의대 출신 엘리트와 결혼하는 게 그렇게 쉽고 간단한 문제일까.
그건 그렇고.
수연은 아키 때문에 꽤나 골머리를 앓고 있는 모양이었다. 최근 신변의 위협 때문에 일을 할 수 없게 된 세복이가 심심하면 아키와 노는 모양이었다. 그것도 거의 한밤중에 나가서 새벽에 들어오는 모양이다.
내가 세복이를 너무 믿고 방심했나 싶었다.
처음부터 수연에게 그런 부탁을 한 것 자체가 잘못이었을까. 어찌됐건 세복이가 더 이상 아키와 어울리지 못하도록 막아야 했다.
그러나 그 전에, 이해할 수 없는 것이 있었다.
분명 세복이는, 수연의 납치 건으로 아키에게 이를 갈고 있었을 것이다. 그랬던 녀석이, 어째서 아키의 집에서 그토록 오랜 시간을 보내는 건지 알 수가 없었다. 단순히 수연을 대신해 녀석이 마약공급책이라는 증거를 잡는 것만이 목적인가? 아니면?
아.
역시, 아키가 강태석과 관련해 세복이와 모종의 협상을 한 것이다.
그 건을 막아줄 테니, 같이 놀자고 하면, 세복이 녀석이 어울려주지 않을 도리가 없었을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익명의 택배가 내 앞으로 도착했다.
소포 안에는 작은 휴대용 미니 타블렛 피씨 한대가 들어 있었고, 꽤 정교한 필체로 쓴 쪽지 하나가 붙어 있었다.
영민이 형.
세복이 누나나 수연이 누나가 강태석 건으로 경찰에 끌려가면
그때는 여기 담긴 동영상 확인해 주세요.
아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