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의 폭주
40. 유수연
모든 것을 정리하기에 앞서, 페이 바 클럽을 들렀다.
이미 일을 그만두기로 결정되어 있었지만, 그 동안 정들었던 사람들에게 작별인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정아가 홀 한구석에 앉아 흐느껴 울고 있었다. 위스키 잔을 앞에 놓은 채, 그녀는 가슴이 아플 만큼 서럽게 흐느껴 울고 있었다.
"정아 친구, 그때 결혼식 날 교통사고 났다는 친구. 결국 죽었대요."
그랬던 거다.
나는 정아에게 다가갔다.
나를 결혼식 축가의 대타로 세웠다고 영민이에게 혼난 날, 그녀는 울상이 되어 내게 호소했었다.
-제일 오래된 친구였어요. 영민 오빠랑 전투복 언니처럼, 너무너무 오랫동안 함께했던, 혈육같은 친구였어요.
나는 정아가 앉은 테이블로 가서, 정아와 마주앉아 서럽게 우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녀는 마치 내가 보이지 않는다는 듯 그저 서럽게 울기만 했다.
바로 지금이었다.
목소리를 되찾은 인어공주의 마지막 노래는 바로 지금 불려져야 했던 거다.
물거품이 되기 전에, 내가 부를 수 있는 마지막 노래라고 생각했다.
결국 마지막은 아니었지만. 그때는 그 노래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었다.
잠시 생각해 보다가, 그 순간 가장 우리에게 어울릴 만한 곡을 골랐다.
나는 노래를 시작했다.
그때 불렀던 그 노래를, 기억하지 않으려 한다.
내 마음에, 그리고 정아의 마음에, 그 노래를 듣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생채기를 낼 수 밖에 없는 노래였다는 걸,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나직한 목소리로,
여가수의 목소리가 아닌, 친구를 달래야 하는 한 사람의 목소리로.
나는 노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