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savina의 인형이야기
벌써 몇 해인지 모르겠다. <원 팩 더블>과 <와플>을 집필하면서 다시 되찾았나 싶었던 의욕이 열대야 시즌에 이르러 훅 꺾어진 느낌이랄까. 무기력감을 다스리지 못하던 7월의 하순, 즐겨 찾던 단골 커피숍에서 아련하고도 가련한 꽃무늬 손수건을 발견했다.
약간의 망설임은 있었지만, 그걸로 링메의 원피스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심플한 기본형의 민소매 원피스를 만들 계획이었지만, 정신 차리고 보니 만들어진 옷은 레이스로 장식된 소녀소녀한 원피스였다. 만약 링메가 양갈래로 땋은 가발을 썼다면 영락없는 빨강머리 앤이 되시겠다.
마음이 텅 빈 느낌 때문에 옴죽달싹도 못하겠다는 기분이 들 때면 어김없이 링메의 사진을 찍는 이유는, 이 아이가 떨어진 내 안의 에너지를 채워 주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내게 있어 에너지드링크 같은 존재라고나 할까.
아무리 바라보고 있어도 싫증나지 않는 마법의 요정 같은 링메.
다음에는 어떤 옷을 만들어 입혀줄까?
역시 뜨개질을 배워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