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savina의 인형이야기
멀리 사는 친구들을 만나거나 혹은 이런저런 잔심부름 같은 잡다한 일로 혼자만의 짧은 여행을 가끔 하게 되는데, 되도록이면 그런 여행을 즐기려고 하는 편이다. 그러나 그런 여행에 누군가를 동반할 경우 대개는 예외없이 크고 작은 분쟁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동 과정에서 서로의 호흡이 맞지 않는다던지, 상대의 사소한 실수를 참지 못한다던지 하는 이유로 말이다.
홀가분하게 혼자만의 여행을 즐기고 싶을 때면 어김없이 챙겨드는 인형이 있으니, 다름아닌 모모꼬돌이다. 어느 자리에서든 어떤 풍경에서든 자연스럽게 그 공간에 녹아드는 인형이다. 절대 여행에 방해가 될 정도로 무겁거나 크거나 다루기 까다롭지 않다. 실물을 본 사람들은 그 앙증맞은 생김새에 반해 곧잘 감탄하곤 한다.
기차를 기다리는 애매한 시간, 30분에서 40분 가량이 소요되는 기다림의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좋을지 몰라 쩔쩔메게 된다. 그럴 때면 어김없이 가방에 든 파우치를 열고 이 자그마한 여행의 동반자를 꺼내든다.
오늘도 어김없이 기차를 기다리는 무료한 시간, 휴대폰을 충전하며 커피만 홀짝이기에는 뭔가 허전하다 싶을 때 요 조그마한 아가씨를 데리고 평소에 못다한 인형놀이를 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여행의 묘미다. 혼자만의 여행이 아니라면 누리지 못할 소소한 즐거움이기도 하다. 때로는 인형이 사람보다 좋은 여행의 동반자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혼자만의 여행을 너무 자주 즐기는 건 권하고 싶지 않다. 되도록이면 소중한 사람, 사랑하는 사람, 인형과 함께하되 반드시 '사람'과 동행하는 여행을 즐기시기를. 설령 좀 싸우더라도 그 편이 훨씬 덜 외로울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