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savina의 인형이야기
개인적으로 어느 때보다 힘든 구정 연휴를 보내고 있다. 정신을 한 곳으로 그러모아 보려고 아무리 애써도 산산이 흩어진다. 멘탈이 가루가 된 걸까. 아니면 수증기가 된 걸까. 제멋대로 허공에 퍼져서는 제자리에 돌아오기를 거부한다. 이 증세 때문에 한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한동안 인형에 대한 열정 또한 시들했음을 고백해야겠다.
겨우겨우 정신을 가누고 인형들에게 차근차근 설빔을 갈아입히다 보니, 다시 아이들의 아름다움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지극히 당연하게만 생각해 왔던 것들에 대해 새삼 곱씹었다.
보기 싫다고 팽개쳐뒀던 아이들이 예뻐 보이지 않다가, 잠시라도 짬을 내어 손질하고 가꿔 준 아이들이 예쁘게 보이는 걸 당연하게 여겼었다. 과연 당연한 걸까. 노력한 만큼 보답을 받지 못하는 상황은 살다 보면 왕왕 겪게 되는 일이다. 하지만 이 아이들은, 내가 기울인 노력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배신하지 않았다. 내가 기울인 애정의 부피가 크면 클수록, 그 두께가 두꺼울수록, 그 밀도가 촘촘할수록 이 아이들은 더욱 눈부시게 빛났다. 내가 팽개치는 순간 한없이 초라해지고 보잘것없어져 버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어쩌면 인형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동물도 그리고 사람도, 누군가의 넓고 두껍고 오밀조밀한 애정이 가 닿을 때에만 비로소 아름다워지는 거라는 걸 지금까지는 몰랐다. 설령 충분한 보답을 받지 못한다 해도, 어딘가에는 정성을 쏟아 부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남는 건 주변의 어느 누구도 아닌 나 자신, 텅 비고 껍질만 남은 나 자신일 테니까. 결국, 살아간다는 건 필사적인 성실함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