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savina의 인형이야기
요즘 들어 뜻한 바가 있어 잠시 인형을 멀리 했었다. 요컨대 살면서 인생을 너무 많이 엉뚱한 데 허비했다.....는 자괴감 비슷한 것이 들기도 했고, 집중해서 해야 할 작업도 있었고 해서.
그러다가 오늘 인형들을 꺼내 놓고 보니, 뭔가 내가 조금은 인생에 대해 잘못 생각했었다는 생각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지금까지 살면서, 인생에는 아주 중요한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이 분명히 구분되어 있다고 믿어왔다. 그러나 이제 와서 보니, 모든 일들은 생각하기 나름이라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일도 어떻게 보면 하찮고, 반대로 하찮게 여겨지는 일들도 생각해 보면 아주 중요한 일일 수 있다.
그런 생각을 하며 인형들을 보고 있노라면, 사는 게 별 거 없다는 생각을 새삼스럽게 되뇌이게 된다. 굳이 하고 싶은 인형놀이를 "어른"이라는 이유로 꾹 참아가며 안 해 가면서까지 이룩해내야 할 거룩한 임무 같은 게 주어진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는 거다.
잠시 장마가 소강 상태인 저녁 무렵의 여름 하늘이 싱그럽게 여겨진 적이 살면서 몇 번이나 있었는지를 떠올려 본다. 확실히 인생을 허비한 건 맞지만, 인형놀이가 기꺼이 인생을 허비할 가치가 있었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예 그렇습니다.
혼자만의 자괴감만으로 굳이 스스로를 괴롭힐 만큼 인생이 거창한 건 아니었습니다.굳이 인형이 없는 인생을 산다고 해서 보람찬 인생이 되는 것도 아니에요. 내가 만들어내는 불행만 하나 더 늘어날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