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 사소하지만 슬픈 변화들

Kalsavina의 인형이야기

by Kalsavina

요즘 저의 인형들을 보다 보면 마음이 착잡합니다.

천년만년 영원할 것 같던 인형들이지만
사실은 슬픈 처지에 놓였습니다.

동생이 둘째아이를 낳고 육아휴직 중인데

내년 연초에 복직할 예정입니다.

그러면 조카 둘을 저희 집에 데려와야 합니다.

친정어머니께서 봐주기로 하셨고

친정에 얹혀 사는 전 선택의 여지가 없네요.

아마 조카님들이 스스로 인형을 건드릴 가능성은 낮아 보이지만 친정어머니께서 인형 쪽으로는 개념이 전무한 분이라 보이는 대로

조카딸에게 던져 주실 수도 있거든요. (전에 아끼던 인형을 저 없는 사이에 친구분 딸내미에게 줘버린 적도 있고요)

그래서 내년부터는 평일에는 모든 인형들을 봉인해놔야 합니다.

소다를 제외한 모든 인형을 그냥 보이는 곳에 꺼내놓고 늘 바라보며 위로받던 저로서는 많이 속상하네요.

이젠 인형과 함께하는 평온한 저녁과도 안녕을

고해야 합니다.

이런 변화는 어쩌면 사소하고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맞아요. 영영 이별하는 것도 아닌데 뭘 그러냐고 하시겠죠.

하지만 저에겐 이런 변화가 어떤 극적인 이별보다 슬픕니다. 우선 자의가 아닌 타의에 의한 변화이고, 이 변화가 앞으로 저를 어떤 다른 (원치않는) 변화로 이끌지는 알 수 없는 거거든요.

올해를 보름 정도 남겨둔 지금.

저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한 각오와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저는 더 강해져야겠죠.

모든 게 잘될 거라고 말해주지 않으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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