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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lsavina Feb 07. 2023

44. 코모두스 황제의 죽음

칼마녀의 테마에세이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 소장 <코모두스 황제의 죽음>

루브르 박물관에 있다는 그림 중에서 꽤나 강렬한 그림을 발견했다. #코모두스황제의죽음


영어 설명에 보면 그림 내용을 오해했다는 말도 있지만....암살하고 암살당하는 순간의 긴박함을 그려내는 방식이 뭔가 색다르다. 이런 장면에서 흔히 쓰는 우중충한 톤이 아닌 좀 밝고 선명한 톤을 채택했다,고 느껴진다. 이게 신의 한수구나 싶은 게, 그래서 저 여자가 뒤집어쓴 베일의 검은색이 더 두드러지게 섬뜩하다. 저 여자의 정체가 궁금해서 여기저기 뒤졌으나 딱히 답을 찾지 못했다. 일단 내가 해석하기로는, 저건 누가 봐도 의심없이 죽음의 여신이다. 겁도 없이 백주대낮에 나타나서는 “결국 일 냈네?”하고 빈정거리는 느낌? 혹은 죽은 폭군에게 “가자?”하고 길 재촉하러 온 느낌? 내가 느끼기에는 둘 다 아니다. 그냥 뭔가 심판해야 할 건수를 심판하러 온 순회재판장 판사 같은 느낌. 죽음의 여신은 심판의 여신이기도 하다.


보는 눈이 빼어나지 못하면 가르친들 무슨 소용이냐고 했다. 뒤집어 말하면, 보여지는 것들이 빼어나지 않고서야 어찌 보는 눈이 남달라지길 바라겠냐고 묻고 싶다. 화가가 누군지는 모르지만, 이 긴박한 순간의 긴장과 공포를 포착한 방식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어떤 종류의 공포는 터무니없이 화사하게 공간을 장악하며 발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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