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마녀의 테마에세이
며칠 전에 인스타에서 본 말 중에
-가난하면 자존심 세우지 마.
이 말이 몇날며칠 머리를 안 떠나는데.
맥락이야 어찌됐건.
남못할 짓 안하고 바르게 성실하게 살다 보니 피치 못하게 가난해진 사람들을 이렇게 욕보이나 싶은 것. 이래서 경비원은 에어컨 틀면 안 되고 택배기사님 엘베 쓰시면 안 되고 소방차는 사이렌도 울리지 말고.....그래서 안 가난하니까 자존심을 그런 식으로 세우는구나.... 참 대단하다....
#계급사회 #가난하면 #자존심세우지마 #카더라통신
가난한 사람들이 존중받지 못하는 건 현실이다.
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에게 대놓고 자존심 세우지 마라고 요구할 정도면 뭐랄까, 그냥 나치스나 군국주의 부활 이상으로 세상이 위험한 쪽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말 밖에 안 나온다. 아이들이 잘못되지 않고 크는 게 당연한 게 아니라 잘못되는 게 당연한, 그래서 잘못되지 않는 걸 ”감사해야“하는 세상이 이런 식로 만들어지고 있는 건가.
자존심을 세울 수 없는 이유는 많은데..... 가난히면 자존심 세우지 마라고 직격탄을 날리다니 참 골 때린다. 생각해보니 틀린 말은 아닌데, 내일도 출근길 내내 이 말을 곱씹고 되씹으며 출근해야 하는데 일손 제대로 잡고 일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