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cafe Layered'
요즘 개인적인 프로젝트 때문에 '연남동을 내집처럼' 드나들고 있다. 덕분에 인싸들은 다 안다는 카페에 가게 됐다. 밥 먹으러 동진시장 쪽으로 걸어가다가 단독 주택을 개조한 카페가 눈에 띄었다. cafe Layered. '북촌에서 봤던 그 카페 레이어드인가' 하고 찾아보니 그 카페 레이어드다.
첫 인상은 "예쁘다". 두 번째 생각은 "인스타에 올리기 좋겠다"였다. 북촌에서도 안국역과 가까운 쪽에 있는 카페 레이어드는 항상 줄 서는 사람들 때문에 눈여겨 봤다. 겉에서 보기엔 그저 하얀 천이 휘날리는 공주풍 카페같기도 했고, 직접 빵을 사러 들어가서는 '생각보다 실한 스콘이 있네'라고 생각했다.
지난 주말 처음 갔을 때 사람이 꽉꽉 차 있었다. 진짜 꽉꽉 차서 줄까지 서 있었다. 그때는 빵만 사고 왔다. 이번에는 평일이었지만 역시 자리가 꽉 차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체 이 카페 매력이 뭘까. 물론 북촌점이 워낙 인기 있었고, 이미 빵이 맛있고 예쁘기로 유명하지만 그것만으로 설명이 잘 안된다.
① 가오픈이 주는 매력
첫날 카페 벽면에는 '가오픈시에는 안쪽 출입구를 이용해주세요'라는 쪽지가 붙어있었다. '가오픈이 무슨 뜻이지?' 생각했다. 말 그대로 정식으로 문 열기 전 잠시 연다는 뜻일텐데. 이미 가게는 완성형이었다. 어찌 알고 온 건지 손님도 많았다. 자연스럽게 이게 궁금했다.
그럼 정식 오픈은 언제지?
카페 레이어드 인스타그램에 가보고서야 '가오픈이 주는 매력'을 알게 됐다. 최근 게시물마다 댓글로 '가오픈 중에는 언제 문 여시나요?' '언제 오픈하나요?' 같은 질문이 올라와 있었다. 한참을 답이 없다가 며칠 뒤 새 글이 올라왔다. '$요일, #요일은 쉬고 %요일에 오픈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나도 이걸 보고 방문했다. '가오픈'이라는 말은 손님에게 '정식 오픈 전 내가 먼저 가본다'라는 뭔가 모를 뿌듯함을 주고, 계속해서 관심 갖게 만드는 힘이 있다. 그래서인지 인스타그램에는 #가오픈 #가오픈카페 라는 태그가 꽤 있었다.
② 거울셀카 최적화한 소품
카페 레이어드에는 유난히 거울이 많다. 거울이 중요한 인테리어 소품인 것 같았다. 거울에는 예쁜 영어 글씨가 적혀 있기도 했다. 거울에 휴대폰을 대고 셀카를 찍는 사람이 많았다. '거울셀카'라는 말이 있는 줄 처음 알았다.
거울에 비친 모습을 찍으면 좀 더 예쁘게 나온다고 한다. 카메라를 얼굴 높이에 대면 얼굴이 잘 나오지 않아 분위기가 있다는 사람도 있다. 거울 위치가 좋다고 생각했다. 갑자기 고개를 들었는데 거울이 있으면 가끔 당황할 때가 있다. 내가 보고 싶지 않은 내 모습을 보는 것 같달까.
카페 레이어드에 있는 거울은 대부분 앉았을 때 얼굴보다 조금 높은 위치에 있었다. 아니면 아예 벽면에 있거나. 작정하고 '예쁜 셀카 찍어볼까?' 라는 행동을 유도한달까. 어찌됐거나 거울을 오브제로 잘 활용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③ 대놓고 인스타각
사실 이 모든 걸 아우르는 말이다. "와~ 사진 찍었다하면 인스타용이네!" 카페 레이어드는 그냥 예쁜 걸 넘어서 인스타그램에 올릴 요소가 너무 많다. 일단 빵이 쌓여 있는 모습은 장관이다.
커피잔도, 커피잔에 적힌 '카페 레이어드'라는 글자도, 냅킨도, 접시도 뭔가 다 예쁜 느낌이다. 필터 줘서 찍으면 예쁘게 나온다. 누군가의 손글씨 같고 "폰트 만들어주세요" 하고 싶다. (그치만 영어는 기초적인 부분에서 틀린 게 많다는 게 같이 간 지인의 냉철한 이야기 ^^;;)
나는 아메리카노를 시켰지만 예쁘게 생긴 메뉴도 많다. 맛도 있겠지만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메뉴들. 오렌지 아이스티는 오렌지색 음료인데 오렌지색깔 셔벗이 올라간 메뉴다. 에스프레소 크림밀크는 에스프레소잔(엄청 앙증맞음)에 에스프레소를 담고 크림을 한덩이 올려준다. 사진빨 잘 받음.
빵도 가격은 꽤 세지만 (빵순이 지인은) 맛이 좋다고. 하지만 아주 사람 많음. 빵 담는 모습을 찍는 사람도 많아서 약간 부산스럽기도 함. 어찌됐거나 인스타그램에서 핫한, 인싸라면 꼭 가봐야 할 카페라고...(오글)
주소: 서울 마포구 연남동 22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