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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리 Jan 30. 2024

그래서 당신들의 연애는 어떤 모양이었나요?

만남부터 연애까지 외전 2. 연애의 모양 편을 마치고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외전인가-하면, 본편에서는 말 그대로 만났던 순간부터 연애를 시작하는 단계까지 내 감정의 서사를 담았고 이 외전은 그 다음을 축약한 회차다. 연애를 시작했고, 그래서? 그래서 당신들의 연애는 어떤 모양이었나요? 에 대한 자문자답의 느낌으로 두 번째 외전을 담았다.


사실 나는 연애하는 이들의 모습은 다 비슷비슷할거라고 생각한다. 서로 아껴주고 사랑하고 보듬고. 이 과정은 비슷한데 그 모습이나 모양새가 각자 다르다고 생각했다.

어떤 선물을 전달할 때도 서프라이즈 이벤트를 하는 이가 있다면 흔히 말하는 ‘오다 주웠다’ 방식일수도, 나의 경우엔 ‘네가 생각나서 샀어!’와 같은 담백한 방식이다.


티격태격 투탁투닥 ‘쟤네 싸우는거 아냐? ㄷㄷ’ 싶은데 그게 그들의 사랑표현인 연인이 있고, 만난지 3달 밖에 안 되었다는데 10년 넘은 부부처럼 잔잔하고 담백한 모습의 모양이 있다. 펑펑 이벤트가 터지는 연애가 있고, 외국 영화처럼 서로 ‘헤어져!!’를 외치다가 갑자기 키스를 갈기는 연애도 있는 것이다. 사람들의 모습만큼이나 다양한 게 사랑의 모양. 연인들의 사랑하는 방식은 비슷하지만 모양이 다른 것이 참 재밌다고 생각했다. ‘연인’으로 묶어보면 다 비슷한 것 같지만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그들만의 스토리, 그들만의 모양새가 다 다른 것이 흥미롭다. 나와 비슷하면 비슷한대로 재밌고, 다르면 다른대로 재밌는 게 연애. 물론 그 시작도 다양하니까 다들 연애 이야기를 재밌게 보는 거겠지.


그런 의미에서 나와 쿼카는 삶의 모양새와 연애에 대한 가치관이 비슷했다고 생각한다. 운이 좋게 그게 잘 맞는 사람끼리 만나 연애를 했다.

결이 비슷하니 크게 모난 데 없이 만났다. ‘그럴 수 있지-’가 가치관 전반에 이미 깔려있고 혼자 시간을 보내는데 불편함이 없는 사람들이라 가능했던 연애의 모양. 서로 내버려두는게 가능한 사람들의 연애. 연애가 삶의 보너스 게임 같은 정도의 비중을 가졌던 사람들의 연애. 무언가에 크게 집착하지 않는 사람들의 연애. 누군가에겐 우리의 연애 방식이 ‘사랑하는거 맞아..?’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다행히도 우리는 서로 이 연애 리듬이 잘 맞았다. 참 연애는 이런 게 재밌다. 어떤 사람을 누구끼리 어떻게 붙이는가에 따라 달라지니까. 그래도 나와 쿼카는 어떻게 맞는 사람을 서로 잘 찾았네. 사실 내가 먼저 찾고 잡았다 요놈 한 것이니 내 안목이 참 좋았다-고 마무리 해본다.


앞으로 종종 쿼카와의 연애 시절의 이야기를 다룰 수 밖에 없을 텐데, 거기에 대해 사전 배경 설명의 의미로 이번 편을 만들었다.


이런 슴슴한 연애가 누군가에겐 맹탕같이 느껴질 수 있겠지만 우리에게는 뽀얀 사골 국 같이 진한 맛이었다고. 펑펑 터지는 스펙타클한 연애가 있다면 이런 잔잔한 호숫가 같은 연애도 있는 거라고.


연인들의 사랑하는 방식은 비슷하지만 그 모양은 다르다고. 그리고 우리의 모양은 이런 모양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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