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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창희 Sep 28. 2020

스무 살에 은퇴한 축구선수,
잘 살고 있습니다.(12)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자산, 친구

숫자로 표현되지 않는 자산, 친구

  방학 동안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시리즈를 읽었습니다. 자신의 삶에 영향을 미친 가난했던 진짜 아빠와 부자였던 친구 아버지를 통해 배웠던 것과 이를 통해 자신이 이룩한 부와 성취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는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를 포함하여 부를 일군 사람들의 강의를 듣거나 책을 보면 '자산'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쉽게 생각하면 자산은 가치가 상승 또는 하락하는 부동산이나 주식을 의미하는데 재테크의 관점에서는 자산이 많아질수록 개인이 부를 축적하기 좋습니다. 우리나라의 부동산 열풍을 보면 그 의미를 알 수 있죠.


  책을 읽으며 '인생에 있어 부와 관련된 것 외에 중요한 자산은 무엇이 있을까?' 고민했고 조금은 뻔하지만 '친구와 건강'이 인생을 풍요롭게 하는 자산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아무리 자산이 많아도 건강이 없으면 자산의 가치는 무의미 해지고, 건강하면 앞으로 자산을 증식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으므로 개인적인 관점에서는 건강이 최고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친구는 위의 제목처럼 숫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치를 주었습니다. 스무 살, 운동을 그만두었을 때 방황하지 않고, 방향을 잘 잡을 수 있었던 이유는 지금도 제일 친하게 지내는 초등학교 동창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운동선수에서 일반학생으로 새로운 출발을 했기에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워 불안정했던 시기, 익숙했던 친구들은 함께 있는 것만으로 마음과 삶의 안정을 갖게 했습니다.


친구들에게 어울리는 친구가 되자

 평범했지만 성실했던 친구들은 스무 살이 되자 대부분 자신이 원하는 학교에 진학해서 대학생활을 함께 했는데 처음에는 친구들과 어울릴 때 약간의 자격지심이 있었습니다. 제가 운동만 하던 시기 친구들은 학교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많이 배웠으므로 모르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때 조금은 위축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느낀 위기감이 원동력으로 작용해서 학창 시절에 배우지 못한 지식과 상식에 대해 알아야겠다는 다짐을 했고, 아버지가 보시던 신문을 매일 정독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일신문을 읽고 등록금이 아까워 시작했던 독서가 쌓이자 친구들과의 대화에서도 소외되지 않으며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즐겁게 나눌 수 있었습니다. 


  스포츠 사회학에서는 운동선수들은 운동을 시작하며 탈사회화를 경험하고, 운동을 그만두었을 때 재사회화되어야 하는데 많은 은퇴선수들이 이 재사회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재사회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환경적 요인, 취업 요인, 정서적 요인 등이 있는데 저는 착하고 순했던 친구들과 함께 대학생활을 하며 자연스럽게 평범함에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고 유연하게 재사회화된 것입니다. 


 친구들 덕분에 빠르게 사회에 적응을 한 저와 달리 운동을 그만둔 사람들이 방황을 겪는 것을 많이 보며 은퇴한 선수들 특히 학생선수들에게 도움을 주는 삶을 살겠다는 다짐을 이 글을 쓰며 되새겨 봅니다.


  이제는 8명의 친구 중에서 1명 빼고는 모두 결혼을 해서 가정을 일구어 살아가고 있어 예전처럼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제 삶에 큰 영향을 미친 친구들과 함께 풍요로운 삶을 공유하며 즐겁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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