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어릴수록 장점을 꼭 찾아주세요.

- 가드너의 다중지능이론

by 박수종

아이가 수학 실력이 부족한가요? 반면 책 읽기를 좋아하고 글을 잘 쓰나요? 그럼 어느 학원에 보내야 할까요? 대부분은 부족한 수학 실력을 키우기 위해 수학 학원에 보내는 결정을 할 것이다. 이미 책은 스스로도 잘 읽고 있으니 더 이상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가드너의 다중지능 이론으로 생각해 본다면 책을 좋아하는 아이인 경우 책 이야기를 실컷 할 수 있는 동아리나 학원을 선택할 것이다. 오히려 좋아하는 책에 푹 빠져서 깊이 파고들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고 책 읽기를 싫어한다면 뭘 그리고 싶은지 대화해 보고 그 대상을 직접 관찰하러 가거나 관련 책을 같이 고른 후 아이가 그릴 대상에 대해 이야기 함으로써 책이라는 게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필요한 일임을 알게 해 줄 수 있다. 그런 경험이 쌓이면 결코 책과 멀어지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강의 준비를 하면서 여러 학자들의 이론을 다시 공부했다. 다 훌륭한 이론이었지만 특히 인상 깊은 학자는 가드너였다. 그는 기존의 논리, 수학적 지능, 언어지능 위주로 이루어진 지능검사에 회의감을 느끼고 다중지능이론을 고안한다.


인간의 지능은 논리, 수학적 지능과 언어지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 공간이해지능, 자기 이해지능, 대인관계 지능, 음악지능, 자연탐구 지능, 신체운동지능의 8가지 지능이 있다고 한다. 기존의 지능검사가 최초에 만들어진 계기가 다른 아이들과의 비교에서 시작된 거였다. 프랑스의 비네라는 학자가 정상적인 교육으로는 교육효과를 얻을 수 없는 아동을 가려낼 수 있는 검사를 위탁받아 만든 검사에서 시작되었다.


다중지능 이론은 한 인간의 여러 지능 영역에서 강점인 영역을 찾아 거기서부터 교육을 시작하려는 의도다. 즉 아이들의 장점에서 시작하라는 것이다.


어른들도 지능의 강점은 각자 다 다르다. 예를 들면 컴퓨터를 새로 사서 설치하는 과정을 봐도 언어지능이 높은 사람은 먼저 설명서를 읽고 시작할 것이고 신체지능이 높은 사람은 이리저리 자리 배치하는 일부터 할 것이다. 대인관계 지능이 높은 사람은 컴퓨터에 능한 친구에게 부탁할 것이다. 이렇게 같은 문제 상황에서도 해결하는 방법은 다양할 수 있고 누가 더 낫다고 할 수 없다.


논리 수학적 능력이나 언어 능력을 가장 많이 요구하는 현 학교상황에서 좌절감을 느끼는 아이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 부모들은 아이들의 지능 스펙트럼 중 높은 영역들을 찾아내어 작은 성공의 경험을 많이 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 좋다. 부모조차 수학과 언어 점수에 집중하고 그것만으로 평가한다면 아이들은 영원히 자신의 장점을 찾지 못한 채 잘하고 좋아하던 일에서 마저 멀어지는 좌절감만 경험하게 될 것이다.


아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건 잘하니까 옆으로 치워두고 못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전전긍긍한다. 못하는 과목에 대해서만 계속 이야기한다. 어느 학원을 보내야 하나, 무슨 책을 읽혀야 하나 고민한다. 정확히 반대로 해야 한다. 어릴수록 아이가 잘하는 것에 집중하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경험과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만들고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지, 움직이는 걸 좋아하는지, 조용히 혼자 하는 퍼즐이나 게임하는 걸 좋아하는지 잘 관찰하는 일이 우선일 것이다. 조용히 혼자 책 읽고 퍼즐 하는 걸 좋아하는 아이에게 사회성을 키운다는 명목으로 너무 일찍부터 억지로 아이들과 어울리게 할 필요는 없다.


그런 성향의 아이는 사람들과 어울리는 것보다 혼자 하는 일들에서 훨씬 성취감을 느낀다. 오히려 사람들과 어울릴 때 좌절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어리기 때문에 더 잔인하고 가감 없이 이야기하는 사회성이 미숙한 또래와 지내는 것보다 부모와 지내며 편안함을 느끼고 준비가 된 후 아이들과 어울리게 하는 것이 더 좋다고 한다.


<아이의 손을 놓지 마라>라는 책에는 부모와의 애착을 더 공고히 한 후 또래와 어울리게 하는 게 낫다고 이야기한다. 아이의 장점과 성향을 잘 살펴야 한다. 무조건 사회성을 키운다고 갓 돌 지난 아이부터 또래들과 어울려야 하는 건 아닌지 불안해하는 부모님들이 보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들 중에는 자기 이해 지능이 높은 사람이 많다는 관련 영상을 봤다. 스포츠 스타나 어떤 영역에서 발군의 성공을 이룬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높은 지능영역이 의외로 자기 이해 지능이었다. 본인을 성찰하고 돌아보고 수정할 줄 아는 사람들이 성공한다는 이야기다. 무조건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외향적이어야 하는 건 아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일에 푹 빠져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작은 성공은 이후에 비교적 부족한 영역에서도 자신을 믿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 준다. 아니라도 결국 자신의 장점영역에서 스스로 길을 만들어나가는 사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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