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상태로 일하는 법

쉬어도 괜찮아.

by 김까미

"엄마~ 이제 일어나세요. 배고파요. 아침 주세요."

일요일 아침, 먼저 일어난 아이가 침대에서 눈을 뜨지 않는 나를 깨우는 목소리에 잠이 깼다.

'테스트가 일정대로 진행이 안되면 어떡하지?'

간밤에 무슨 꿈을 꾸었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깨자마자 머릿속에 들었던 생각이 불안을 불렀다. 마음이 쿵하고 내려앉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지금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걱정을 묻어두고 침대에서 일어나 아침을 준비했다.


아침을 먹고 나니 걱정의 농도가 옅어지고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까 고민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스트레스를 받아서 턱과 이빨이 아팠던 경험이 생각나면서, 돈 쓰고 싶다!는 욕구가 올라왔어요. 마침 원두가 떨어졌기에 가족과 함께 코스트코에 가기로 했다. 알라딘 중고서점에 가서 보유하고 있던 책을 팔고, 근처 코스트코에 가서 쇼핑을 했다. 1년 6개월 만의 방문이어서 멤버십도 다시 가입하고, 한창 필요한 것들을 사고 결제를 했다. 총금액을 보고 나니, 앞으로 두세 달은 구매한 것들을 먹으면서 살면 되겠다. 그렇게 안심이 되었다.


'화요일까지 해야 하는 일이 뭐였더라? 내일 다 할 수 있으려나? 주말에 더 해야 하지 않을까? 내가 이렇게 놀아도 되는 시간인 걸까?'

안심이 되면서 동시에 다시 걱정이 슬며시 올라온다. 나의 욕구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니 배가 고프다. 배가 고프고 쇼핑하느라 걸어 다녀서 지쳤다. 지쳤을 때 올라오는 자책모드 불안인 것을 알아차렸다. 어서 식당으로 이동해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주말이나 퇴근 후에 쉬고 있을 때, 이렇게 지금 쉴 때가 아니야! 하는 죄책감이 밀려올 때면, 쉬는 것도 일이라는 생각을 한다. 잘 쉬어줘야 다시 일주일을 달릴 에너지가 생긴다는 것을 상기한다. 이럴 때 주로 하지 못한 일이 떠오르는데, 그 일을 왜 하지 못했는지 시간을 복기해 보면 다른 급한 일들에 치여서 정말로 할 시간이 없었다. 일을 하면 할수록 일이 증식되고 있고, 상황 파악을 위해 회의를 쫓아다니다 보면 일과 시간이 끝나있다. 그 시간을 메꾸기 위해 야근도 하고 퇴근하고 집에 와서도 일했다. 나는 이미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어서 쉬는 시간에 대한 죄책감을 내려놓기로 했다. 해야 할 일은 다음 주의 내가 어떻게든 해낼 것이고, 그때의 내가 해낼 수 있게 지금은 쉬는 것이 필요하다고 나를 설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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