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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각 장애를 극복한 ‘헬렌켈러’와 스승 ‘앤 설리번’

학습장애(학습부진)를 극복한 스토리 #1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보이거나 만져질 수 없다. 그것들은 오직 마음 속에서 느껴질 것이다. 행복의 한 쪽 문이 닫히면 다른 쪽 문이 열린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닫혀진 문을 너무 오랫동안 보기 때문에 우리를 위해 열려 있는 문을 보지 못한다." - 헬렌 켈러

"시작하고 실패하는 것을 계속하라. 실패할 때마다 무엇인가 성취할 것이다. 네가 원하는 것은 성취하지 못할지라도 무엇인가 가치 있는 것을 얻게 되리라." - 앤 설리번     

윈스턴 처칠이 "우리 시대 가장 위대한 여성"이라고 칭송했고, 1999년에 "갤럽이 선정한 20세기에서 가장 널리 존경받는 인물" 18인 중 한 사람으로 선정되기도 한 사람이 바로 헬런 켈러(Helen Adams Keller)다. 그녀는 보지도,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는 세 가지 장애를 가졌지만 사교춤과 승마를 배우고, 영어 외에 라틴어와 프랑스어, 독일어도 습득했으며, 다른 학생들과 동일한 시험 문제를 풀고  레드클리프 대학교(1999년 하버드 대학교에 흡수)에 입학해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으며, 시청각 장애인 중 최초의 대학 졸업자가 되었다.     

  

이후 장애인의 권리와 여성 인권 신장, 사형 폐지, 아동 노동과 인종차별 반대 등 다양한 사회 운동을 하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가이자 연설가로 성장했으며, 5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책을 13권이나 저술했다. 시각, 청각, 언어 등 세 가지 장애를 한꺼번에 가졌음에도 정상인보다 더 훌륭한 업적을 남긴 것이다. 사람들은 그녀가 이룬 성취에 대해 인간에게 닥칠 수 있는 최고의 불행을 극복한 '기적'이라고 불렀다. 헬렌 켈러의 기적 뒤에는 그녀의 스승 앤 설리번이 있었다.        


헬렌 켈러는 날 때부터 시청각 장애인이 아니었다. 어머니와 아버지의 존재를 인식하고 "엄마, 아빠, 이리 와" 정도의 말은 알아듣는 생후 19개월 때 성홍열(붉은 발진이 나면서 열이 나는 감염성 질환)과 뇌막염에 걸려 뇌에서 급성출혈이 일어나는 큰 병을 앓고 난 후에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가게 되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시청각 장애인 로라 브릿맨의 성공적인 스토리가 담긴 찰스 딕슨의 글을 읽고 큰 감명을 받았다. 그리고 로라 브릿맨이 교육을 받은 펄킨스 시각 장애 학교에 연락해서 마이클 아나가노스 교장 선생님의 추천으로 스무살의 졸업생 앤 설리번을 헬렌켈러의 가정 교사로 모셨다.      


앤 설리번도 어릴 때 트라코마(전염성 세균에 의해서 일어나는 눈병)로 눈이 잘 보이지 않았고, 불우한 어린 시절로 인해 굴곡진 삶을 살았다. 하지만 장애를 장애로 생각하지 않고 조금만 도와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믿음으로 장애인과 정상인을 차별하지 않는 타고난 교육자였다. 그녀는 아이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주입하거나 성적 순으로 줄을 세우면서 방기하는 교육이 아니라 아이들의 표정이나 동작을 잘 관찰한 후 적절한 가르침을 주고, 아이 스스로 생각하고 이를 발전시키는 것을 돕는 참교육을 했다.         

켈러는 설리번을 만나기 전까지는 야수같았으며, 그런 폭력성때문에 설리번의 치아 두 개가 부러지기도 했다. 처음 만난 날 켈러가 설리번의 여행가방 여는 것을 도와주다가 선물로 가져온 인형을 발견하고 기뻐하자, 켈러에게 처음으로 낱말을 가르쳐줄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설리번은 켈러의 손에 손가락으로 천천히 ‘d-o-l-l(인형)’이라고 쓰고, 켈러도 자신의 손에 낱말을 따라쓰면 인형을 주려고 했다. 하지만 켈러가 인형을 빼앗기는 줄 알고 갑자기 화를 내면서 떼를 쓰는 바람에 켈러를 의자에 눌러 앉히느라 녹초가 될 정도였다. 설리번은 이런 다툼을 계속하는 것이 쓸데 없는 짓이라는 것을 깨닫고 켈러의 주의를 다른 데로 돌린 후에 자유롭게 풀어주었다. 하지만 인형은 끝내 주지 않았다.        


켈러는 어딜 가든 새롭게 접하는 사물의 이름을 열심히 묻고, 친구들에게 단어를 써주거나 만나는 사람들에게 철자를 가르쳐주고 싶어하는 아이였다. 어느 날 설리번은 켈러의 어린 사촌 동생이 언어를 배우는 모습을 관찰하다가 '모방'의 원리를 깨닫게 되었다. 아이는 태어나면서부터 배우는 능력을 갖고 있으므로 외부로부터 충분한 자극을 받기만 하면 스스로 배운다. 사람들이 하는 행동을 보고 따라하기도 하고, 말하는 것을 들으면서 따라서 말하려고 한다. 설리번은 언어 습득의 원리를 깨닫고는 아기의 귀에 이야기하듯이 켈러의 손에 이야기하기로 했다. 켈러는 손바닥에 뭔가를 쓰는 방식으로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필요할 때는 몸짓이나 신호로 의미를 보충했다. 새로운 단어를 배우는 일은 켈러에게 큰 기쁨이었고, 아는 단어의 수가 늘어나면서 켈러의 얼굴 표정도 갈수록 풍부해졌다. 설리번은 이런 켈러의 모습을 흐뭇한 표정으로 지켜보면서 아이의 마음을 자극하고 흥미를 일으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 뒤에 결과를 기다리겠다고 마음 먹었다.      


아는 단어가 늘어나면서 켈러는 몇 개의 단어가 연결되어 구성되는 짧은 이야기에 관심을 보였다. 설리번은 초보적인 문체로 쓰인 짧은 이야기가 담긴 점자동화책을 주었고, 켈러는 행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이면서 읽어나갔다. 이야기에 재미를 느끼면서 켈러는 2~3시간 동안 끊임없이 독서를 하다가 마지못해 책을 놓곤 했다. 어느 날 도서관을 나오면서 켈러가 심각한 표정을 짓자 설리번이 이유를 물었다. 켈러는 ‘우리가 이곳을 떠날 때는 왔을 때보다 얼마나 더 똑똑해지는지 생각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왜 책을 좋아하냐는 물음에 켈러는 ‘책은 내가 볼 수 없는 재미있는 일들에 대해 가르쳐주고, 또 사람들처럼 지루해하거나 불편해하는 일도 결코 없기 때문이에요. 내가 알고 싶은 것을 몇 번이든 가르쳐주기도 하고요.’라고 대답했다. 설리번은 켈러의 언어 능력이 책을 가까이 한 결과라고 확신했다. 그리고 아이의 대화와 문장은 아이가 읽은 내용의 무의식적인 재현이므로 독서가 학교의 정규 학습과는 별도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켈러는 수화 문자로 소통한지 3년 후에 음성 언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청각장애를 가진 아이들은 다른 사람이 말할 때 입술을 보면서 음성언어를 익히는데, 켈러는 시각장애까지 있어서 입술을 보지 못하므로 설리번은 켈러가 말을 배우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켈러가 설리번의 입을 확실히 느낄 수 있다고 말했고, 집으로 찾아온 한 부인으로부터 노르웨이의 어떤 소년이 손가락으로 선생님의 입술을 만지면서 말을 배웠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자신도 말하는 법을 배우기로 결심했다. 설리번은 자신이 직접 음성 언어 교육을 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전문가인 풀러 선생님에게 켈러를 데려가 올바른 교육을 받도록 했다. 몇 번의 수업으로 켈러는 영어의 음을 대부분 외우고, 한 달이 되기도 전에 많은 단어를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게 되었으며, 단어를 연결한 문장도 발음이 가능하게 되었다.         


켈러가 자신의 생각을 정확한 발음으로 활기차게 이야기할 수 있게 된 일은 스스로의 기쁨이자 이를 지켜본 모든 사람들의 기쁨이기도 했다. 풀러 선생님에게 수업을 받은 이후로 한 청각장애인 교사가 정규 수업을 전혀 받지 않은 아이치고는 정말 말을 잘 한다고 놀라워하면서 그 비결을 묻자 설리번은 “그것은 사람 흉내를 내는 습관, 그리고 연습, 연습, 연습의 결과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아이가 어떻게 말하는 방법을 배우는지는 자연이 결정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가능한 쉽고 단순하면서도 부드러운 방법으로 아이를 도우면서 아이의 목소리를 잘 관찰하고 따라 할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 뿐이다.        


설리번의 언어교육 방법은 몇 가지 원리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단어를 하나하나 분리하고 정의해서 따로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어떤 단어를 잘 모르더라도 여러 번 반복해서 가르쳤다. 둘째, 아이가 싫어하거나 지루해하면 이야기하지 않았고, 흥미를 느끼는 것에서 시작했다. 셋째, 질문하는 아이가 입을 닫지 않도록 가능한 그 질문에 진실하게 대답한다. 넷째, 아이들을 관찰하면서 자신의 학생을 가능한 보통 아이와 다르지 않게 다루었다.  

    

헬렌 켈러가 장애를 극복하고 위대한 성취를 이룬 비결은 크게 두 가지다. 먼저 19개월 동안은 눈이 보이고 귀가 들렸으므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많은 정보를 조금이나마 감지할 수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어느 정도 정신적인 성장이 있었다. 그리고 설리번 선생님에게 헌신과 사랑을 바탕으로 한 도전정신과 실험을 두려워하지 않는 의지를 배웠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선생님과 학생이 되어 자연이라는 학교에서 늘 함께 놀고 탐구하면서 스스로를 교육했다.       

헬렌켈러는 한 강연회에서 청각장애를 극복하고 말을 할 수 있게 된 자신의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는 말하는 법을 배우려는 사람과 그것을 가르치고 있는 사람들에게 힘을 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오늘의 실패를 생각하기보다는 내일의 성공을 생각하기 바랍니다. 여러분은 스스로에게 어려운 일을 주었지만 참고 견뎌내면 반드시 성공할 거라 믿습니다. 아름다운 일을 달성하려는 우리의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언제, 어디선가, 반드시 우리는 바라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우리는 말할 것이고, 노래도 부를 겁니다. 우리가 이야기하고 노래하도록 하나님이 의도한 대로 말입니다."     


추신> 학습부진(느린공부, 배움찬찬이, 노력형학습자, 학습부진아)에 대한 좀 더 자세한 내용은 <내 아이 공신 만드는 햇살코칭/더디퍼런스>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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