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지기: 우리의 길 3화

에피소드 3: 물집과 고통, 그래도 걸어야 한다


국토지기: 우리의 길


에피소드 3: 물집과 고통, 그래도 걸어야 한다


해가 떠오르며 따뜻한 빛이 들판을 물들였다.

그러나 국토지기들의 얼굴에는 그 따뜻함이 위안이 되지 않았다.

첫 행군의 여파가 몸 곳곳에 남아 있었다. 다리는 무겁고 발은 저려왔다.

강민우는 침낭에서 몸을 일으키며 신음을 내뱉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발바닥이 따끔거렸다.

신발을 벗어보니 발뒤꿈치와 엄지발가락 옆쪽에 물집이 두 개나 잡혀 있었다.

투명한 액체가 고인 채, 조금만 건드려도 욱신거렸다.


“아” 민우는 이를 악물었다.


텐트 밖에서는 조원들이 하나둘 씻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의료팀원 최지우가 조용히 다가와 앉았다.


“물집 났지?” 그녀는 작은 상자를 열며 말했다.

“다들 그렇더라. 신발 속 땀과 마찰 때문에. 찢어지기 전에 치료하는 게 좋아.”


그녀는 바늘에 실을 꿰고 라이터 불로 소독했다.

민우는 물집을 바라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걸 터뜨려야 하나?’


“가만히 있어. 살살 할게.” 지우는 조심스럽게 바늘 끝으로 물집을 뚫었다.

투명한 액체가 흘러나오며 따끔한 통증이 퍼졌다.


“으윽.”

“이 정도면 약한 거야. 앞으로 더 심한 물집도 날걸?”

지우는 웃으며 연고를 발라주었다.

“밴드 붙이고 신발 속에 휴지라도 좀 깔아. 압박이 덜할 거야.”


민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제 겨우 이틀째인데, 앞으로 얼마나 더 걸어야 하지?’

그는 벌써부터 두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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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을 알리는 호루라기가 울렸다. 조원들은 하나둘씩 배낭을 메고 길 위로 나섰다.

도로 위를 따라 천천히 발걸음을 맞추며 걷기 시작했다.


아침 공기는 상쾌했다. 하지만 신발 안쪽의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

민우는 한 걸음 내디딜 때마다 얼굴을 찡그렸다.


정하늘이 그의 표정을 보고 말했다. “야, 너 진짜 괜찮아?”

“어, 걸을 만해.” 민우는 힘없이 대답했다.


그때, 저 앞에서 박태성이 조원들을 향해 외쳤다.

“페이스 조절 잘 해라! 무리하면 오후에 다 쓰러진다!”


하지만 이미 조원들 중 몇 명은 지쳐가고 있었다.

무더운 햇볕 아래, 걷는 것이 점점 고문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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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0km를 걸은 후, 대열이 작은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 어귀에는 정자가 하나 있었다. 그늘이 드리운 곳으로 조원들이 하나둘 들어가 쓰러지듯 앉았다.


“아, 이제야 좀 살겠다.”

“물 좀 마셔야겠어.”


민우도 벽에 기대어 앉아 신발을 벗었다. 양말이 땀에 젖어있었다.

그는 그것을 벗어 말리며 물집 부위를 조심스럽게 살폈다. 아침에 치료했지만, 여전히 따끔거렸다.


이서연이 다가와 물 한 병을 내밀었다. “물 좀 마셔.”

“고마워.”

그녀는 곁에 앉으며 말했다. “힘들지?”

민우는 피식 웃었다. “생각보다 더 힘드네.”

“나도 그래. 하지만 끝까지 가야지.”


그 순간, 멀리서 한 조원이 비틀거리더니 그대로 주저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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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진한 조원을 응급조치한 후, 대열은 다시 움직였다.

하지만 조원들의 걸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햇볕은 머리 위에서 내리쬐었고, 도로는 끝이 보이지 않았다.


민우는 이를 악물었다. 발바닥이 타들어 가는 것 같았다.

‘이제 그만두고 싶다.’

그러나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의 옆에서 정하늘이 걸으며 중얼거렸다. “야, 힘들면 말해.”

“아니, 괜찮아.”


그 순간, 갑자기 하늘이 발을 헛디디며 넘어졌다.


“하늘아!” 조원들이 달려갔다.

하늘은 땀에 젖은 얼굴로 웃었다. “아, 미끄러졌어. 나 괜찮아.”


하지만 그녀의 무릎에서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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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들은 발걸음을 멈췄다. 하지만 하늘은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나 진짜 괜찮아. 조금만 더 걸으면 돼.”


이서연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도 치료는 받아야 해.”

민우는 하늘을 보며 속으로 생각했다.

‘그녀도 이렇게 버티는데, 나도 멈출 수는 없지.’


그는 다시 한 걸음을 내디뎠다. 통증이 밀려왔다.

하지만 이제는 참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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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힘든 도전이 기다린다. 폭우 속의 행군, 젖은 신발, 지쳐가는 체력. 그리고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진다. 과연 민우와 조원들은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전국 대학생 국토순례단 국토지기(Since 1999) http://www.kukt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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