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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지기: AI와 로봇 10화

에피소드 10: 기술이 만든 기적

국토지기: AI와 로봇


에피소드 10: 기술이 만든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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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떠오르기 전, 하늘은 아직 푸른 어둠을 머금고 있었다. 새벽의 싸늘한 공기 속에서 국토지기 3세대 팀원들은 텐트 안에서 깊이 잠들어 있었다. 하지만 그 평온함은 곧 깨지고 말았다.


‘삐빅! 긴급 구조 신호 감지’

드론 AI 스카이가 날카로운 경고음을 울리며 긴급 메시지를 보냈다.


서진은 본능적으로 몸을 일으켰다.


박지훈이 태블릿을 확인하며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10km 전방, 깊은 산속에서 조난 신호 감지. SOS 신호가 반복적으로 송출되고 있어.”


이하영은 재빨리 몸을 풀며 물었다.

“누구야? 등산객? 다른 국토순례 팀?”


김도훈이 드론 카메라를 확대했다. 화면 속에는 가파른 바위 틈에서 웅크린 채 떨고 있는 어린아이의 모습이 잡혔다.


“아이야... 혼자야.”


서진의 표정이 굳어졌다.


“우리가 가야 해. 바로 출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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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지기 팀원들은 AI 알파로드와 자율주행 로봇 맥스의 가이드에 따라 최단 경로를 분석했다.


한 시간 후, 아이가 조난된 장소에 도착했다. 산은 안개가 자욱하게 깔려 있었고, 바위틈 사이로 희미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엄마... 아빠...”


아이의 모습은 초췌했다. 얇은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를 입은 상태로, 발에는 작은 운동화가 신겨 있었다. 눈에는 눈물이 가득 차 있었고, 몸을 잔뜩 움츠린 채 한쪽 다리를 부여잡고 있었다.


“다쳤나 봐.”

이하영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박지훈이 스카이를 조종해 아이를 근접 촬영했다. 영상이 실시간으로 분석되었고, AI가 아이의 상태를 진단했다.


“오른쪽 발목 염좌, 체온 저하... 장시간 굶주림으로 인해 에너지 부족 상태.”


서진이 무릎을 꿇고 아이에게 손을 뻗었다.

“괜찮아. 우린 널 구하러 왔어.”


하지만 아이는 두려움에 떨며 움츠러들었다.

“무서워요. 움직일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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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를 무리하게 끌어내면 다리에 더 큰 충격이 갈 수 있었다.


서진은 빠르게 판단했다.

“박지훈, 맥스의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구조 장치를 만들 수 있을까?”


박지훈이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가능해. 아이가 있는 틈새에 맞는 받침대를 만들면, 부드럽게 지탱하면서도 충격을 줄일 수 있어.”


맥스의 측면에서 정교한 3D 프린터가 작동하기 시작했다. 고온의 레이저가 재료를 녹이며 맞춤형 안전 구조 팔을 제작했다.


완성된 구조 장치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기계팔 모양으로, 끝부분이 부드러운 젤 패드로 덮여 있었다. 팔을 삽입하면 공기압이 조절되며 부드럽게 아이를 밀어올릴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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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 장치를 바위 틈으로 조심스럽게 삽입한 후, AI가 공기압을 미세 조정했다.


“3, 2, 1... 작동 개시.”

아이의 몸이 부드럽게 위로 밀려 나왔다.


“됐어!”

김도훈이 기쁨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서진이 아이를 품에 안았다.

“괜찮아. 이제 안전해.”


아이의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내렸다.

“구해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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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들은 아이를 데리고 구조 요청이 들어왔던 마을로 향했다. 해가 완전히 떠오를 무렵, 마을 어귀에 다다르자 멀리서 뛰어오는 사람들이 보였다.


“다온아!”

아이의 부모였다.


어머니는 눈물을 흘리며 아이를 와락 끌어안았다.

“엄마는 무서웠어... 정말 무서웠어...”


아버지도 눈가를 훔치며 국토지기 팀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 아이를 구해주셔서...”


서진이 미소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우리가 한 일은 아주 작은 부분이에요. 결국 중요한 건, 기술과 사람이 함께 협력해서 만들어낸 결과라는 거죠.”


이 말을 듣고, 박지훈이 조용히 중얼거렸다.

“AI가 인간을 돕는 시대... 어쩌면 진짜 의미 있는 순간을 경험한 것 같아.”


그날, 국토지기 팀은 기술이 인간을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성장하는 도구라는 것을 온몸으로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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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 예고: 11화 홀로그램으로 만난 국토지기 1세대


국토지기 팀은 예상치 못한 자연재해를 맞닥뜨린다. 산사태와 폭우로 인해 AI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 그들은 과연 또 한 번 인간과 기술의 협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까?


전국 대학생 국토순례단 국토지기(Since 1999) http://www.kukto.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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