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 간다는 것의 의미

작가 생각

by 뉴질남편

아내는 제법 그래도 규모가 있고 남부연회에서 입김 좀 내신다는 목사님의 딸이었다. 솔직히 저분이 나의 장인어른이 된다면, 내 영혼 평안해 나의 갈길 순탄해라는 찬양이 절로 나올 정도로 대내외적으로 목회를 잘하시는 분이었다. 나의 아버지 역시 시골교회를 섬기시면서 항상 빚이 있는 교회, 건축하다가 돈 없어서 중단된 교회로 부임하셔서 빚도 갚고 건물도 다 완공한 화려한 이력을 가지신 목사님이었다. 두 분 중 한 분의 교회를 물려받거나 아니면 삼단 540도 돌려차기로 꽂아 넣으시는 손길을 의지했다면 아마도 지금과는 많이 다른 삶을 살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부모님의 꽂아 넣으시는 손보다 더 큰 하나님의 손이 나와 우리 가족을 뉴질랜드로 꽂아 넣으신 것이 아니라 우리를 이 땅에 던지셨다. 정말 하루하루 부모님을 의지함이 아니라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그분의 인도하심을 믿음과 순종으로 따라가느라 죽을 고생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


이런 과정 속에 아내와 나는 점점 더 성장해 가고 있다. 한국에서 알지 못했던 서로의 모습 속에서 실망하기도 하고 놀라기도 하고 그동안 몰랐던 것들을 배우기도 했다.


자녀들 역시도 할아버지 할머니들 사랑을 받으며 편안하게 교회 식구들 사이에서 대장 노릇 하며 자랄 수 있었지만 완전한 이방인으로서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배워가며 자라는 경험 속에 이제는 뉴질랜드인이 되어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가고 있다.


우리 가족은 행복과 기쁨, 슬픔과 고난, 상처와 아픔, 실패와 배움의 여러 가지 사건들과 상황의 해, 구름, 비 그리고 바람을 맞으며 한해 한해 인생의 나이테를 남기며 이 땅에서 뿌리를 내리며 자라 가고 있다.


가족이 된다는 것은 결혼이나 출생의 단 한 번의 사건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것 같다. 함께 웃기도 하고, 함께 울기도 하고, 함께 아픔을 겪고, 함께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삶의 물줄기를 거슬러 올라가며 써나가는 이야기들이 가족을 가족 되게 하는 것 같다.


우리 가족은 지금도 가족이 되어가고 있다. 지금도 서로를 알아가고 있고, 앞으로도 서로 그리고 함께 성장해 나아갈 것이다. 그래도 가족이기에 그런 모든 성장의 처음과 지금 그리고 나중을 함께 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가족은 계속 가족이 되어가고 있다.


앞으로도 고생을 해도 같이, 행복해도 같이, 슬퍼도 같이 모든 것을 같이할 가족이, 가족이 되어가는 가족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 뉴질랜드 온 지 벌써 8년, 가족의 의미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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