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이야기
전무후무한 영주권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참고로 뉴질랜드는 2021년 9월 30일 새벽 5시에 일정 조건이 되는 대상자들에게 영주권을 조건 없이 부여하기로 발표했다.)
그동안 정말 고생한 이민자 가족들 힘들게 일하며 매번 비자 만료일이 다가오면 가슴 떨며 기도하던 많은 이들에게 큰 위로가 될 것이다. 하지만 비자 혜택에 해당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교회 안에 분명히 혜택에 해당되는 교인들과 해당되지 않는 교인들이 있다. 사업 장안에도 해당되는 직원들 그렇지 않은 직원들이 있다. 그동안 함께 지내왔던 사람들 중에서도 그런 사람들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 이런 상황에 이민교회는 영주권 혜택을 받은 사람과 받지 못한 사람을 어떻게 보살필 수 있을까?
영주권을 받은 후에 떠들썩하게 정말 나를 위해주는 이들과만 집에서 파티를 한 적이 있다. 물론 구성원들은 모두 영주권, 시민권자들이었다. 기억하기로 다른 모임에도 갔었는데 거기에서도 축하를 받고 싶은 마음에 영주권 받은 것을 말하려고 했지만 혹시나 아직 영주권을 받지 못한 사람이 있을까 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후에 알고 보니 영주권이 몇 번이나 기각된 분이 그 자리에 계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혹시나 케이크라도 하나 사서 그 자리에서 ‘저희 영주권 받았어요!’라고 했다면 그분이 큰 상처를 받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축하받을 일이다. 하지만 한국인 이민자의 경우 이 사안은 정말 민감한 문제인지라 교회 지도자들은 진정으로 주님의 지혜를 구해야 할 것이다. 그냥 의미 없이 던진 말 한마디에도 상처 받을 만큼 여유가 없는 이민생활이라 그런지, 아니면 한국인 자체가 질투의 민족이라 그런지 모르겠지만, 이 부분은 정말 겪어보지 않으면 절대 모를 일이다.
보통 때 같으면 ‘아무개 집사님이 이번에 영주권 받았습니다’라고 하며 광고하고 축하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같은 경우는 만약 혜택을 받는 이와 받지 못한 이가 함께 있다면 주의하고 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차라리 이왕에 주는 것 그 대상자를 폭넓게 하여 다 주면 좋으련만 그 일이 현실적으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이번 혜택에 해당되는 사람에게, ‘나는 영어시험을 봤네, 몇 년 걸렸네, 너는 좋겠다.’등의 이야기도 하지 않는 게 좋겠다. 코로나 시대에 영주권 없이 이 시대를 뉴질랜드에서 살아간다는 그 자체가 그 누구보다도 큰 고생을 한 사람들이기에 괜히 ‘네 고생은 나에 비하면’이라는 말로 상처를 주면 안 되겠다. 또한 혜택을 받은 사람도 조용히 가족 안에서 축하하면 좋을 것 같다. 비유가 적절한지 모르겠지만 아이를 갖고 싶지만 임신하는데 어려운을 겪는 여성에게 아이가 생겼다고 축하해달라고 말하는 것은 참으로 아픈 일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이민생활에 좋은 일도 나쁜 일도 차라리 전하지 않는 게 더 지혜롭다는 말이 나왔나 보다. 그럼에도 이 일은 축하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또한 지혜롭게 처리하면 좋을 것 같아서 잠시 마음을 나누어 본다. 참 목회는 그리고 사람마음은 복잡한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