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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뉴질남편 Apr 29. 2024

첫 집 구매 과정

뉴질랜드 첫 집 구매의 여정

이 집 저 집을 돌아다녀 본 후에 3 베드룸에 키위빌드를 계약하기로 마음을 정했다. 물론 거리가 아이들 학교와 교회와는 멀어지지만 그래도 마음을 굳히니 그 먼 거리도 짧게 느껴졌다. 내 집을 갖는 것이 누군가의 두 번째 집 모기지를 갚아주는 삶보다 더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 집이 키위빌드이기에 키위빌드 승인을 받아야 해서 서류를 그때부터 부랴부랴 준비하기 시작했다. 키위빌드는 노동당 집권시절 집 값이 너무 올라서 첫 집에 대한 꿈을 품을 수 없는 키위들에게 정부가 주도적으로 지은 정부주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른 일반 주택보다는 10만 불 정도 더 저렴하지만 단점은 3년간 주인이 그 집에 거주해야 하며 판매할 수 없고 렌트도 줄 수 없다. 하지만 3년 뒤에는 키위빌드라는 꼬리표가 없어지면서 일반집처럼 되팔 수 있다.

키위빌드 승인이 되었고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Home Grant도 신청을 했는데 바로 승인이 되었다. 홈그란트는 첫 집 구매자에게 정부에서 보조금을 주는 것인데 개인당 1만 불이 지원된다. 하지만 키위세이버를 가입한 지 3년 이상이 되어야 하고 3년간 계속 납입한 이력이 있어야 한다. 또한 3년간 납입한 키위세이버 역시도 첫 집 구매자에 한해 그 자금을 집을 구입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아내 같은 경우에는 9월 초가 3년이 되어 3년간 납입한 금액을 사용할 수 있었고, 나는 9년간 키위세이버에 납입했기에 9년 치의 자금을 사용할 수 있었다.

계약서에 사인을 하고 난 후 며칠 후에 변호사에게 이메일이 온다. 그 이메일에는 Unconditional이 되기 위한 조건들이 붙는데 그 조건들은 다음과 같다.

1) 매수자 변호사 승인 조건이 기한 날짜까지 완료될 것

2) 은행융자조건이 기한 날짜까지 완료될 것

3) 키위빌드 조건승인이 기한날짜까지 완료될 것

4) LIM Report가 기한날짜까지 완료될 것 - 이 부분에 대해 누구는 꼭 받아라, 누구는 받지 말아라라고 말을 했지만 우리는 최대한 돈을 아끼기 위해 신축 중인 부동산에 대해서는 CCC가 발급되면 따로 이 리포트를 발급받지 않아도 되기에 신청하지 않는다는 조언을 들었다. 이 부분에 아내는 받고 싶다고 하고 나는 할 필요가 의견이 나뉘었지만 아내는 남편의 말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계약서대로 하면 Settlement Day가 6월 30일이어서 아내와 내가 둘 다 정부보조금을 받아야 하는데 아내가 3년 자격을 갖추기에 딱 2개월이 모자라는 것이 아닌가! 이때부터 1만 불을 포기하고 원래 날짜대로 입주를 할 것인가 아니면 2개월을 연장하고 정부 지원금 1만 불을 받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이 고민은 곰팡이 축축이 집에서 2개월 빨리 탈출할 것인가 아니면 2개월을 참고 1만 불을 받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아내에게 물었다.

"어디서 일해서 2개월 동안 1만 불 벌 수 있어?"

"아니"

"그럼 1개월 이 집에서 사는데 누군가가 5 천불씩 준다고 생각하고 2개월 버텨서 1만 불 받자"

"그래"

이렇게 우리 부부는 합의를 했고 변호사에게 2개월 연장할 수 있는지를 건설사 변호사에게 물어보았고, 흔쾌히 건설사는 입주날짜를 2개월 옮겨주었다. 또한 역시 키위빌드 및 정부지원금 담당자에게도 이 사항을 업데이트했고 필요한 모든 내용에 대한 서류증명을 하는데 이게 참 만만치 않았다. 얼추 우리가 해야 할 업무들이 완료된 가운데 계약은 Unconditional이 되었고 Unconditional이 되자마자 건설사는 우리가 사는 집에 "SOLD"스티커를 붙여주었다.


정말 이때부터 2개월간 일주일에 3-4번은 집이 얼마나 완공되고 있는지, 혹은 어디 고장 난 곳은 없는지를 보려고 계속 방문했다. 아마도 그만큼 곰팡이 축축이 집에서 빨리 벗어나고자 하는 염원이요 간절한 마음이 계속적인 집방문을 통해 표출된 것 같다.

이때부터 우리 부부는 머리를 맞대고 우리가 최대한 만들 수 있는 Deposit을 계산하고 은행융자를 얼마나 빌릴 것인지 그리고 은행융자에 대한 이자를 정하고 몇 년을 묶을 것인지 융자를 쪼갤 것인가 아니면 한 번에 다 묶을 것인가에 대한 여러 결정들을 해야만 했다. 이 과정의 끝은 집을 사는 마지막 단계에 이루어지는데 조금 너무 성급하게 결정한 것은 아니었나라는 후회가 든다. 매일 집에 오면 계속 계산기를 두드리며 어느 정도 모기지를 갚아야 하는지에 대한 계산을 했다. 보통 은행 홈페이지 들어가면 모기지 계산기가 있는데 여기에 계속 얼마를 빌리면 얼마를 갚아야 하나, 예치금이 이 정도만 더 돼도 이 정도 모기지를 내릴 수 있는데라는 계산을 하며 온 마음과 정신을 이 숫자를 계산하는데 쏟았다. 당시 나의 모기지 어드바이저는 이자가 조만간 내려가니 절대로 긴 기간으로 묶지 말라고 권면했다. 하지만 나는 생각이 달랐다. 코로나로 이후로 전쟁이 일어나고(이스라엘 전쟁 전이었다.) 세계 경제가 휘청이는 가운데 지금은 정상처럼 보일지라도 나중에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몰랐기에 마음 같아서는 5년을 묶어서 5퍼센트로 모기지 이자를 맞추려고 했다. 하지만 아내가 그건 지혜롭지 못하다고 1년 뒤에 이자가 내려갈 수 도 있지 않냐며 모기지 어드바이저의 충고가 맞다며 5년 묶는 것을 반대했다.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을 했지만 아내 이기는 남편 없다고 결국 아내의 뜻을 따르기로 했다.

너무 그냥 두서없이 시간순서대로 대충 쓴 글이기에 자세한 내용은 다음 글들을 쓰면서 더 설명하고 싶으면 설명하겠다.

모기지 계산기를 추천한다. 유료지만 값어치가 있다.

https://apps.apple.com/app/id1201008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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