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집 거실엔 아빠 영정사진이 놓여있다.
사진을 보면 아빠 생각이 더 날테니
다른데로 옮기라고 말했는데
언니는 사진이 이렇게 있으면 아빠와 늘
같이 있는것 같아서 좋다며
거실 중앙에 아빠사진을 배치해 두었다.
오랜만에 언니집에 온거였는데,
거실에 있으니 무의식적으로 아빠 영정사진에
시선이 향했다. 볼때마다 감정이 제어가 안되서
난 피곤하다는 핑계로 거실을 피해 안방으로 갔다.
그런데 안방 화장대 위에 아빠 핸드폰이 보였다.
스마트폰으로 바꾸자고 해도 폴더폰이 더 좋다며 절대 바꾸시지 않았던 아빠였는데,
이내 씁쓸해진 마음을 다 잡고 정지된
아빠 핸드폰을 열었다.
문자메세지며, 최근까지 통화했던 목록이며
다 그대로였다.
그러다 사진첩으로 들어갔다.
족히 10장은 넘어보이는 동백꽃 사진.
제대로 안찍혀서 대부분 흔들린 사진들 뿐이였다.
그런데 그 사진이 나를 울게 만들었다.
아빠 영정사진을 보면서도 꾹 참았던 눈물인데,
언제가 병원에 계신 아빠에게 취미로 사진 찍는것이 어떠냐고 권유한적이 있다.
기타를 배우고 싶다고 하셨지만,
병원에서 기타를 칠 순없으니
다른 취미방법으로 사진을 추천했던것이다.
그래서 취미로 아빠에게 카메라를 가져다 줄테니
그때까지 핸드폰으로 사진 많이 찍어놓으라며
말했었다. 아빠는 알겠다며, 너무 좋아하셨다.
그런데 그 다음날
아빠는 혼자 숟가락을 들지 못할정도로
기운이 없으셨고, 정신도 왔다 갔다 하셨다.
그래서 그날 들고왔던 카메라를 다시 집으로
가지고 갔었었다.
그런데, 아빠 핸드폰속에 찍혀있던 날짜를 보니
내가 말하고 난 바로 그 다음 날찍은것이였다.
손에 힘이 없는데도 그렇게 사진을 찍으셨던 거다
제대로 찍힌 사진 하나없이 다 흔들린 사진.
손에 힘도 없고 정신도 없었을텐데
나와의 약속을 지키려고 그러신걸까...
아빠의 핸드폰 속 동백꽃 사진이 참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