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을 받아들이는 시간.
너무 예쁜 봉숭아꽃잎을 몇개 따다
손톱에 물을 들였다.
손톱에 잘 스며들기 바라며
꽤 오랜시간 기다리고 나니
빨간색도 아닌 그렇다고 주황색도 아닌
그 중간 사이의 색깔로 예쁘게 물들여졌다.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고 나자
그 색상을 지우고 싶어졌다.
그런데 봉숭아 꽃잎은 메니큐어가 아니니
지우려고 해도 쉽게 지울 수가없었다.
마치 사랑을 시작하고
이별을 맞이할 때 처럼말이다.
설레임 가득했던 빨간색 마음은
이내 슬픔의 빨간색이 되버리고만다.
이별의 상처도 메니큐어처럼 아세톤으로
쉽게 쓱 하고 지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시간이 지나야만 스스로 지워지는 봉숭아 손톱처럼
이별을 받아들이기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