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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케이 Nov 16. 2018

30. 아이의 시선으로

이유 없이 떼 쓰는 아이는 없다.




오늘 아침. 평소보다 유독 떼를 쓰며 울던 아이.
늘 혼자 장난감도 잘 가지고 놀던 아인데
이상하게 이 날은 투정이며 칭얼거림이 심했다.

누워있는 나의 침대 머리맡에 와서 내 팔을 잡아

당기며 자지러지듯 울던 아이.


준아~왜그래?


이른아침 6:30분. 더 누워 있고 싶은 마음.

하지만 우는 아이를 외면할 수는 없기에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아이를 안고 토닥토닥 진정시키며

이른 아침밥을 준비했다. 그런데 아이는 아침밥을

준비할 때도 나의 다리를 잡고 울고 혼자 놀다가도

울고 그냥 말 그대로 아무이유없이 떼를 쓰기 시작

했다. 그런 아이의 울음소리에 점점 지쳐갈 때 쯤.
등원준비 까지 하느라 바빴던 난 그런 아이를

타이르다 결국 화를 내고 말았다.


도대체 왜 우는 거야?!


나의 큰소리에 아이는 더 큰소리로 울기 시작했고
어린이집에 등원 할 때까지 시무룩해있었다.

다녀오겠습니다’ 아직은 정확하지 않은 아이의

옹알이 인사. 그 인사에 ‘재미있게 놀다가 와’ 하고

웃으며 돌아왔지만 여전히 편치 않은 마음.

등원을 시키고 온 난 괜히 아이에게 화를 낸건가

하는 마음에 잊어보겠다며 집을 청소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안방을 청소를 하던 난 그자리에 주저

앉아 눈물을 흘리고야 말았다.


이유 없이 떼쓴다고 그렇게 혼을 냈던 아이.

그런 아이가 울고 있었던 그 자리..

나의 팔을 잡아 당기며 울던 그 자리 그 밑에...

아이의 장난감이 있었다.

그것도 아이가 늘 일어나면 가장 먼저 찾는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이...


그랬다. 아이가 내게 했던 행동들.

그건 이유없이 뗀 쓴게 아니었다.

아직 정확하지 않은 표현과 언어.

아이는 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동원해 침대

밑에 있는 자신의 장난감을 꺼내달라고 표현한

것이었다. 그것도 모르고 아이에게 화를 냈던 나.

한 동안 그 자리에 앉아 멍 한 상태로 있었다.

아이에게 너무 미안하기도 하고 아직 내가 너무

부족하구나 하는 나 자신에 대한 실망감 때문에.


앉아있는데 순간 아이의 어린이집 선생님이 지나치듯 나에게 했던 말이 생각났다. 아이가 가끔 어린이집에서 떼를 썼을 때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


아이는 이유 없이 떼 쓰지 않아요
자세히 보면 작은이유라도
자신에게 뭔가 불편한게 있어서 그런거에요
그러니 훈계보다
지금은 무조건 받아주시는게 좋아요.


어른의 눈엔 그저 작아보이는 이유지만 아이에겐

그 작은 이유가 태산보다 큰 아픔일 수도있고

그게 세상일 수도 있으니까...


아직은 옹알이 단계. 아이와의 소통이 힘든상태.

무조건 이해하려고 하기보단 기다리는 자세부터

가져야할 것 같다. 기다리다 보면 아이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는 엄마가 될 테니까.


엄마가 더 노력할게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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