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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성케이 Aug 07. 2019

그 친구들은 모른다.

평범함 속의 특별함.


도시락 하면 떠오르는 기억.


지금은 모든 학교들이 급식을 시작했겠지만
내가 학교를 다닐 때만 해도

집에서 도시락을 싸서 다녀야 했다.
일반 가정과는 달리 어릴 때부터 엄마가 없었던 난,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때까지 대부분의

도시락을 내가 직접 싸서 다녀야 했다.

고작 10살쯤 되는 아이가 도시락을 싸면
얼마나 잘 쌀 수 있을까?
그저 놀고 싶고, 공부해야 할 그 나이에

나는 그 고민을 했다.


내일 도시락 반찬은 뭘 싸지?



매일 아침 일찍 일어나 도시락을 싸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었다. 은근 스트레스.
반찬은 대부분 가공햄을 구워서 가거나,

분홍 소시지에 계란물을 묻혀 부쳐가는 것이

전부였다.

매번 같은 반찬.

나에겐 부끄러움으로 다가왔지만

친구들은 내가 싸온 반찬을 좋아했다.

함께 도시락을 먹는 친구들의 반찬은
대부분 멸치볶음이나 버섯볶음, 일미채,

채소볶음, 계란말이 등이었다.

내가 쉽게 할 수 없는 반찬들.
한 날은 반찬을 먹던 친구가 투덜거리며 말했다.

맨날 멸치볶음 같은 맛없는 거 말고
우리 엄마도 이런 반찬 좀 싸줬으면 좋겠다. 고.


그런데 그 친구는 알까?

그렇게 자신이 맛없어하는 그 반찬들을

내가 얼마나 좋아했는지

내가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그 친구들은 모른다.


평범한 듯 하지만

그 도시락엔

나에겐 없는

나는 가질 수 없는 특별함이 있다는 것을.
나는 가질 수 없는
엄마의 정성과 사랑이 거기에 있다는 것을


그 친구들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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