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빠른 생일아.
빠른 생일
음력과 양력 사이에서 애매해져버린 나이.
팔삭둥이로 태어난 난,
약간 애매한 빠른 년생이다.
자연의 순리대로만 태어났다면
빠른 생일은 되지 않았을 텐데
학창 시절엔 이 빠른 생일이 싫었다.
왠지 친구들 보다 1년씩 늘 뒤처지는
느낌이 들어서였다.
고등학교 졸업 후
술집을 가도 걸리는 나이.
운전면허도 바로 취득할 수없는 나이.
사회생활에선 '학년' 과 '나이' 에서
족보 관계까지 꼬이게 되니
빠른 년 생인 나에게 좋을 리가 없었다.
그런데 30대로 들어선 지금.
외국 나이로 따진다면 아직 20대인 나.
요즘은 빠른 년 생으로 태어나서 참 좋다.
사람이라는 게 우습게도 어릴 땐 1년
뒤처진 것 같은 생활과 느낌이 싫었는데
나이가 드니 1년을 좀 더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 것 같아서 좋다.
친구들이 20대의 마지막 라이프를
준비하며 30대를 시작할 때
나에겐 그 삶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할 수
있는 혜택이 주어졌으니까.
'고맙다 빠른 생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