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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ainertalknet Jul 08. 2021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 원칙

축구전술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 원칙



*아시아 챔피언스 리그 영상을 첨부했는데, 영상이 재생되지 않는다면 링크를 클릭해서 유튜브 사이트에서 시청하시길 바랍니다.


축구 경기를 이해하는 방식


여러 엘리트 클럽 및 국가대표팀 피지컬 코치로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레이몬드 베르하이옌은 축구계의 전통적 레퍼런스를 비판하며 축구를 기술, 전술, 심리, 체력로 분류해 분석하는 방법을 바꾸자고 했다. 예를 들어, 패스 능력은 좋지만 슈팅 능력이 좋지 않은 선수의 경우 기술이 좋은지, 좋지 않은지 단순하게 말하기 어렵다. 베르하이옌은 전통적인 레퍼런스 대신 의사소통 - 결정 - 실행으로 구성된 새로운 레퍼런스를 소개했다. 의사소통은 경기장 내에서 발생하는 사건들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으로서 팀원 및 상대팀과의 언어적/비언어적 소통이라고 볼 수 있다. 결정은 이를 토대로 중요한 정보들을 식별하고 중요하지 않은 정보들을 배제한 뒤 해결책을 선택하는 과정이다. 실행은 독립적 기술의 실행이 아닌 의사소통을 토대로 한 결정을 실행하는 것이다. 풋볼 피트니스는 이 사이클의 질과 양을 90분 동안 유지할 수 있는 체력을 말한다. 그렇기에, 독립적인 피트니스나 기술이라는 것은 축구적이지 않다고 말한다.



그림 1. 새로운 레퍼런스 (Niedzkowski, 2019 ; Verheijen, 2014) 


상황 인식 훈련?


'상황 인식 훈련' 이라는 훈련 방법이 대두되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애매한 요소가 있다. 상황 인식 없이 이루어지는 축구 경기가 있을까? 그렇다면 다른 훈련들은 상황 인식을 배제하고 훈련하는 것일까?


축구에서 모든 기술의 실행은 상황 인식 후 결정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상황 인식이 결여된 기술의 실행은 실패할 확률이 높다. 예를 들어, 공격 국면에서 중앙 수비수가 측면 수비수에게 패스를 하는 상황이다. 중앙 수비수는 측면 수비수와 대치하고 있는 상대 측면 공격수의 움직임을 확인하지 못하고 측면 수비수의 앞 발이 아니라 앞 공간으로 공을 느리게 패스했다. 이 상황에서 중앙 수비수는 본인이 의도한 기술의 실행을 이뤘지만 상대 선수가 공을 탈취했다. 반대로, 중앙 수비수가 측면 수비수와 대치하고 있는 상대 측면 공격수의 움직임을 확인하고 측면 수비수의 앞 발에 공을 빠르게 패스했다. 하지만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정확한 패스가 전달되지 않았다. 


그림 2. 독립적인 기술? (Verheijen, 2014)


즉 기술적인 부분을 개별적으로 보완하는 것 보다 상황 인식 - 결정 - 실행의 사이클을 토대로 축구 훈련을 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두 명이 패스를 서로 주고 받는 것 보다, 비교적 다이내믹한 4 v 1 상황에서 패스 훈련을 하는 것이 좋다. 어느 정도 패스 및 움직임 경로의 틀을 잡기 위해서 상대 선수가 없는 패스 훈련을 할 수 있다. 또한 개인 훈련 시 기술의 실행을 훈련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만, 축구 팀 훈련의 기본적인 원리는 우선적으로 위 사이클을 지키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수비에서 공격으로의 전환


기술의 실행에 주력한 선수들은 공 소유 국면에서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다. 하지만 의사소통 - 결정 - 실행 사이클에 벗어난 훈련을 받았기에 전환 국면처럼 공간과 시간이 급속도로 변화할 땐 상황에 대처하기 힘들다. 올바른 결정, 90분 동안 전환을 생각할 수 있는 '뇌'와 '신체'의 단련, 강한 패스와 빠른 드리블을 숙련을 위해 본 사이클에서 훈련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의 목적은 상대팀이 수비 조직을 제대로 갖추기 이전, 가능한 빠르게 상대 골문에 도달해 슈팅을 하는 것이다. 이에 몇 가지 중요한 원칙이 있다.


시선은 깊게


수비를 하고 있을 때, 우리 공격수들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파악한다. 공을 탈취한 순간 가장 깊숙히 위치한 동료 선수를 겨냥하여 패스를 하는 것이 제 1 원칙이다.


가능한 깊게, 필요한 넓게


수비를 하고 있을 때, 우리 공격수들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 파악한다. 공을 탈취한 순간 가장 깊숙히 위치한 동료 선수를 겨냥하여 패스를 한다. 상대방은 공격 시 넓고 깊게 포진하기 때문에 공을 잃었을 경우 조직적인 진영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 우리가 공을 탈취했을 때 혼란스러운 상대 진영을 뚫고 상대방이 진영을 갖추기 전 상대 골대로 이동해야한다. 공을 최대한 깊이 보낸다면 슈팅을 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전환을 할 때 공을 넓게 벌린다면, 상대 골문에 도달하는 속도가 늦어질 것이고, 상대가 진영을 갖출 수 있는 시간을 줄 것이다.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라면 좁은 너비를 활용해 공격하는 것이 전환 시 효과적이다.


그림 3. 넓은 패스와 깊은 패스


전환 시 물러서는 최종 수비수 앞에서 공을 잡았을 경우, 템포 드리블에 자신이 있는 선수들은 공을 측면으로 이동 시키기보다 가능한 공을 운반하는 선택을 한다. 아래 사진에서 공을 잡고 있는 세징야가 만약 드리블로 상대방을 더욱 무르게 한 뒤, 적절한 너비로 동료에게 패스를 했다면 슈팅을 가져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상대 골대와 가까운 거리로 패스를 해야 슈팅을 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 과도한 너비의 패스로 인해 침투한 선수는 크로스 이외에 할 것이 없다.


발 밑 또는 달려가는 선수 앞 공간에 타이밍, 속도, 방향, 포지션을 고려하여 정확하게, 필요에 따라 날카롭게(너비의 폭을 고려, 하지만 상대 골문과 가깝게)해서 패스해야 한다.


그림 4. 대구 vs 가와사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 중 전환 국면 (과도한 너비)

https://youtu.be/6JXQV3tHfWA?t=1161 


공격 타이밍이 맞지 않았을 경우 -> 빌드업으로 전환


볼 탈취를 했을 경우 빠르게 역습을 가져가는 판단은 최근 축구에서 자주 나타나는 장면이다. 상대가 이른 시간에 재정비를 했을 경우, 역습을 이어나가기 보다 템포를 쉬며 빌드업 국면으로 전환해야 한다.하지만 공격 타이밍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공격을 지연 시키는 경우가 있는데, 감독은 역습 상황에서 요구하는 바를 분명히 훈련 시켜야 한다.


김진혁은 볼 탈취를 한 다음 에드가 쪽으로 바로 패스하지 못하고, 상대 선수들이 많은 지역으로 공을 터치했다. 이로 인해 가와사키 최종 수비 선수들은 미드필더의 보호를 받게 되었고, 대구는 역습 순간을 활용하지 못하고 빌드업 국면으로 전환했다. 에드가와 세징야가 상대 최종 수비 2명과 대치할 수 있는 순간이었지만 잘못된 판단으로 인해 가와사키 미드필더 선수들이 복귀하는 시간을 벌어주게 되었다.


그림 5. 대구 vs 가와사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경기 중 전환 국면 (이른 빌드업 전환)

https://youtu.be/6JXQV3tHfWA?t=1290 


일본 오른쪽 풀백 선수가 반대 방향으로 킥을 하는 과정에서 실수가 있었다. 권기표는 볼 탈취를 했지만 불 터치를 안 쪽으로 하며 전방으로 나아가는 패스를 선택하지 않고 이른 시간에 빌드업 국면으로 전환했다. 상대 최종 수비와 바로 대치할 수 있는 순간임에도 불구하고 역습을 선택하지 않았다.


https://youtu.be/-2el6L2ysjw?t=1869


다음 글은 조금 더 세부적인 상황을 다루는 글을 쓰겠습니다.


-공을 잡은 선수의 포지셔닝

-우리 골대와 공 사이에 선수들의 숫자와 수비대형

-측면 / 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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