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전술
펩 과르디올라가 현대 축구에 끼치는 영향력은 상당하다. 6번이 센터백 사이로 끼고 수적우위 및 위치적 우위를 통해 상대 1차 라인을 넘어서는 방법, 9번이 미드필더로 떨어지고 따라오는 센터백의 뒷 공간을 양 윙어가 그 공간을 이용하는 방법, 측면 사이드백이 안으로 들어오며 상대 측면 미드필더를 묶어 센터백에서 측면 윙어로 바로 패스 경로를 전달하는 방법 등 과르디올라가 선보인 과거의 축구 전술들은 지금은 많은 팀들의 일반적인 공격 작업 중 하나가 되었다.
지금도 3.2.5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팀 특성, 팀을 구성하고 있는 선수들의 특성, 상대팀들의 특성에 따라 매번 새로운 공격과 수비 패턴과 함께 완성도 있는 축구를 선보이고 있다.
펩 과르디올라가 등장하기 이전 대부분의 공격 패턴들은 최대한의 너비를 이용했다. '공격 시 최대한 넓게, 수비 시 최대한 좁게'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양 측면에 각각 사이드 풀백 1명과 사이드 윙어 1명을 두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대 너비의 폭을 이용하는 방식은 여러가지 단점들이 있었다. 예를 들어 첫째, 사이드로 몰렸을 경우 볼의 탈출 경로가 제한된다. 둘째, 4명이 경기장 양 끝단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양 골대로 가는 경로가 길어져 공수전환 시 불리해질 수 있다. 셋째, 콤팩트한 수비를 상대할 때 빌드업에 참여하는 숫자가 부족하다.
펩 과르디올라 등장 이후 새롭게 등장하거나 재조명 받은 공격 접근법들은 이런 단점들을 극복하고 새로운 해결책들을 제시했다. 3.2.5 와 2.3.5 포메이션은 중앙에서 수적 우위를 만들어 빌드업을 용이하게 하고, 윙어에게 바로 도달할 수 있는 패스 경로 혹은 하프 스페이스를 거쳐 1대1 구도를 만들고, 공수전환 시 박스로 접근할 수 있는 경로를 단축시킨다. 펩 과르디올라는 효과적인 공격 작업을 발전 시키기 위해서 뿐만 아니라 볼의 소유권을 잃었을 때 즉각적으로 압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런 변화에 따라 최대한의 너비를 활용하는 방식에서 필요한만큼의 너비만을 활용하는 방식으로 전술 패러다임이 변화했다.
펩 과르디올라: 우리 팀에서 막을 수 없는 선수가 누굴까? 측면에서 뛰는 리베리와 로번이다. 우리는 그 무기를 사용해야 한다. 중원의 한가운데를 장악해야 하지만, 대각선 패스로 측면 공간도 활용해야한다. 우리 팀 전체를 끌어 올려서 로번과 리베리가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도록 해야한다. 뒤로 물러서면 플레이를 전개할 수 없다.
펩 과르디올라: 공격과 수비는 같은 것이다. 수비를 잘하면, 공격도 더 잘하게 된다. 공격을 잘하면, 공 없이 더욱 공격적이게 된다. 이것을 둘로 나눌 수 없다.
최근 자주 선보이는 3.2.5 형태에서는 9번 공격수가 미드필더 쪽으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5를 구성하고 있는 선수들 중 2명의 선수들이 반칸 정도 내려와 상대 미드필더 등 뒤에서 볼을 받아 수적- 그리고 위치적 우위를 이용해 공격을 전개하는 패턴이 나타나고 있다. 22-23 시즌에서 과르디올라는 포지션 상 센터백의 역할을 수행했던 스톤스를 공격작업 시 상대 1차 수비라인 뒷 공간에 배치시키며 흥미로운 공격 작업을 선보였는데, 특히 더블 볼란치의 움직임 디테일은 또 다른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고했다. 과거 '패스 옵션을 최대한 많이 제공하고 움직여라' 는 원칙이 '필요한 만큼만 패스 옵션을 제공해라' 는 원칙으로 변하고 있다.
패트릭 비에이라: "어젯밤, 나는 펩 과르디올라에게 로드리에 대해 물었고 그 대답이 매우 흥미로웠다. 로드리가 맨시티에서 첫해 정도 동안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했다. 과르디올라가 말하는 로드리의 발전의 핵심은 그가 시티가 볼을 점유하고 있을 때 그가 "너무 많이 움직였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그에게 수비형 미드필더가 너무 많이 움직이면 다음 플레이를 보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조용히" 자리를 지키라고 지시했다. 과르디올라 팀의 미드필더로서 그가 복잡한 패스 패턴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많이 움직이기를 원한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선수들이 이 함정에 빠지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 방향을 유지하기 위해 일관된 위치를 유지해야한다.
살라는 볼을 소유하고 있는 디아스에게 압박을 하려고 한다. 살라는 활처럼 뛰며 (Bogenlauf) 로드리를 뒤에 둔 상태, 즉 하나의 패스 옵션을 제한한 상태에서 압박한다.
전통적인 방법에서는 로드리에게 그림자 수비를 벗어나서 볼을 소유하고 있는 선수에게 옵션을 제공하라고 코칭을 할 것이다. 하지만 볼이 멈춰있을 때 상황을 상상해보자. 상대팀이 블록을 갖추고 원하는 방향으로 볼을 몰아 탈취하고자 하는 의도로 압박을 할 때, 단 1명의 선수가 가 시작할 것이고, 다른 수비선수들은 볼의 움직임과 다른 선수들의 움직임에 반응하여 수비한다. 즉, 프레싱을 시작하는 단 1명의 선수 이외에 다른 리버풀은 맨시티의 공격 작업에 반응한다는 것. 주도적일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살라가 압박을 치는 순간 그림자 수비에 놓여 있는 로드리는 제 3자 패스 옵션의 대상이 되고, 근처에 있는 스톤스가 다이내믹한 순간 움직임 패스 각도를 연다. 이 상황에서 로드리는 전방을 주시할 수 있어야한다.
이후 떨어져 있는 2명의 8번 혹은 10번이 전방 패스 이후 제 3자 옵션으로서 접근한다. 공간을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것이 아니라 한 측면에 수적 우위를 형성해 마무리를 한다.
상대가 공간을 좁히며 전력질주 할 때, 늦은 템포로 빈 공간에 위치하거나 및 사이 공간에 끼는 것만으로는 볼 탈출 경로를 찾을 수 없다. 상대가 압박을 치는 타이밍 그 동시에 상대의 그림자에서 벗어나며 프리맨이 되어야한다. 위 그림은 디아스가 아칸지에게 횡패스를 할 때, 리버풀 측면MF가 압박을 나가는 장면이다. 압박을 나가는 순간 데 브루위너도 순간적으로 다이내믹하게 움직여 패스 옵션을 만들어야한다.
매우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오프더볼 무브먼트가 압박을 벗어나 상대 라인을 깨는데 결정적인 기능을 할 수 있다. 지금껏 많은 축구 코치들이 사이드에 위치한 선수들에게는 순간적 침투 움직임을 강조했지만 중앙에 위치한 미드필더 선수들에게는 이런 움직임들을 요구하지 않았다.
데 브루위너는 측면 끝에 위치한 마레즈에게 따라오지 말고 자리를 지키라고 말한다. 데 브루위너가 이 상황에서 돌 경우 5v4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기에, 리버풀 사이드백 로버트슨은 묻어치는 방법 혹은 돌아서지 못하게 자리에서 튀어나간다.
하지만 데 브루위너는 원 터치로 돌리며 4v3 상황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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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돌이:김기현
UEFA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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